25일 본회의 통과…진통 끝 400억 감액·14.9조 확정
작년 코로나19 이후 5번째 추경이자 2년 연속 '春경'
적자국채 추가 발행 없이 9.9조…국가부채 965.9조
버팀목자금 70%·고용지원금 88% 4월초 지급 완료
홍남기 "희망 확산 기폭제 되도록 신속 집행할 것"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계층에게 4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첫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후 5번째이자 올해 첫 추경이다. 여야 이견으로 합의에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감액 규모를 최소화했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과 전세버스기사를 지원 대상에 새롭게 포함하고, 매출타격이 심각한 여행·공연업계 등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피해 사각지대를 최대한 보완했다.
국회는 25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지난 4일 정부가 제출한 '2021년 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1조4000억원이 증액되고, 1조4400억원이 감액되면서 400억원 줄긴 했지만 당초 15조원 규모의 정부안 수준을 사실상 유지했다. 이로서 올해 총 지출은 본예산 대비 14조9000억원 늘어난 572조9000억원이다.
적자국채도 추가 발행을 억지하면서 정부가 제시한 9조9000억원을 지켰다. 정부 예측대로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까지 증가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방역 강화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추경 편성에 돌입했다.
3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1차 추경(11조7000억원), 4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12조2000억원), 7월 역대 최대 규모인 3차 추경(35조1000억원), 9월 59년 만의 한 해 4차 추경(7조8000억원) 등 작년에만 4차례 추경을 집행했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3차 재유행이 장기화되고 피해가 확산되자 일찌감치 추경 논의에 돌입해 국회 제출 21일 만에 확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5번째 이자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춘(春)경'인 셈이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피해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이 이뤄졌다. 농식품 소비감소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워진 농어가에 대한 경영 바우처·인력·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00억원이 추가됐다.
당초 여당이 모든 농어민에게 보편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대는 물론 정부도 난색을 표하며 선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농어업 3만2000가구에 바우처 방식으로 100만원을 지원하고, 경작면적이 0.5㏊에 못 미치는 46만 농가와 이에 준하는 어업인 등에게는 30만원씩을 추가한다.
매출감소가 심각한 여행·공연·전시업 등 경영위기업종 유형도 5종에서 7종으로 세분화했다. 여행업에 버팀목 플러스자금 최대 100만원을 추가해 300만원을, 공연·전시·이벤트업 등도 50만원을 상향해 250만원을 지급한다.
소득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전세버스기사 3만5000명을 추가해 1인당 70만원을 지원하고, 대면근로 필수노동자 103만 명에게 4개월분 방역마스크 80매를 지급한다.
코로나 치료 의료인력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감염관리수가 1일 4만원을 한시 지원하기 위해 480억원 증액했다. 저신용 소상공인에 대해 저리융자 1조원, 폐업 소상공인에 브릿지보증 5000억원도 새롭게 마련했다.
대신 당장 시급하지 않은 일부 지출사업을 조정했다. 야당에서 단기 알바라고 지적한 일자리사업 등을 축소해 2800억원을 감액했다. 기존 융자사업을 전환(8000억원)하고, 금리변동에 따른 이자 절감분(3600억원)도 조정됐다.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 이날 오후 곧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 예산 공고안과 배정 계획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버팀목 플러스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주요 추경사업을 이달 중 지급 개시할 수 있도록 효율적 사업집행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버팀목 플러스자금 수혜인원 385만 명의 70%,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수혜인원 80만 명의 88%에게 4월초 지급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이 희망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3월부터 지급 개시하는 등 신속히 집행하겠다"며 "버팀목 플러스 자금은 수혜인원 385만 명의 70%(270만 명),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수혜인원 80만 명의 88%(70만 명)를 4월초까지 지급완료를 목표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