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살인자" 발언에 푸틴 "자기 얘기"…러 대사 귀국

기사등록 2021/03/19 00:27:19

"당신이 남에게 하는 말은 바로 당신 자신"

주미 러 대사관 "미러 관계, 위기에 놓여"

[모스크바=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화상 행사를 지켜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2021.03.19.
[모스크바=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화상 행사를 지켜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2021.03.19.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살인자(killer)"라고 평가한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살인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또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려고 공작을 벌였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데 대해서도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기념일 화상 행사에서 해당 인터뷰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2차 세계 대전 중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와 원주민·흑인 노예 학살을 지적하면서 고통스러운 유산이 미국을 짓누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잘 지내시라'고 하겠다. 어떠한 아이러니나 농담 없이 그의 건강을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린 시절 모욕을 당하면 "당신이 남을 부르는 말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고 응수했다고 밝혔다. 살인자라는 비난은 바이든 대통령 자신에게도 적용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건 단지 유치한 농담이 아니라 깊은 심리학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 자신을 보고, 그 사람이 우리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지배층이 "국내외 정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비난하기를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많은 정직하고 고상한 사람들이 러시아와 평화와 우정을 맺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이를 알고 있고 소중히 생각한다. 미래에 그들에게 의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매우 나쁜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관계 정상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양국 관계 협의를 위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주미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에서 안토노프 대사가 20일 러시아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안토노프 대사는 "위기에 놓인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대사관은 "미국 고위관리들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이미 지나치게 대립하고 있는 관계를 붕괴 위협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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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3/19 00:27: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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