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대검 부장회의' 콕 집은 이유는…다수결 염두?

기사등록 2021/03/18 08:20:37

"한명숙 사건, 대검 부장들이 다시 판단"

부장 7명 참여…'과반수 찬성'으로 결론

법무부와 가까운 인사 다수…기소 우위?

회의 주재할 조남관 대행 행보 관심쏠려

[서울=뉴시스] 이윤희 김재환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위증 의혹을 대검찰청 부장들이 다시 판단하라고 지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 장관은 관련 사건 처분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있었던 만큼, 공정성을 담보할 마지막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대검 부장들의 면면을 고려했을 때,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조만간 부장회의를 열어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에서 증언을 한 재소자 김모씨 사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전날 "모든 부장이 참여하는 대검 부장회의를 개최해 김씨의 혐의 유무 및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기 바란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검찰이 이미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다시 판단하되, 재판단은 대검 부장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대검 예규상 부장회의 참석 대상은 7명으로 이들은 모두 검사장급이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남관 차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조종태 기획조정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이종근 형사부장 ▲고경순 공판송무부장 ▲이철희 과학수사부장 ▲한동수 감찰부장 등 7명이 참여한다.

박 장관은 이번 사안을 두고 내부 의견을 취합한 끝에 대검 부장회의에서 결론 내리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전날 퇴근길에도 취재진과 만나 "수사지휘권 행사는 가급적 절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면서도 "사안 자체가 국민적 관심사였고, 검찰 내부 견해도 갈렸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마지막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검 부장회의를 마지막 절차로 지목한 셈이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도 브리핑에서 "대검 부장회의는 검사장급 회의로, 나름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 모여있다. 7명 모두가 양심껏,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리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7. [email protected]
다만 법무부와 가까운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사장들이 상대적으로 다수라는 평가도 있다. 법무부에 유리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대검 부장들 대부분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임명된 만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한동수 부장의 경우 일찍부터 기소를 해야 한다는 임은정 감찰연구관의 견해를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연구관에게 이번 사건 조사를 맡긴 것도 한 부장이다.

부장회의는 기본적으로 논의를 거쳐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만, 이견이 있으면 출석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이런 가운데 조남관 차장은 특정 의견을 내기보단 충분한 의견 수렴이 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임 연구관이 기소 견해를 냈을 때도, 조사에 참여한 검사들 및 일반 연구관들의 의견 취합해 기소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물론 조 차장이 불기소 의견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앞선 무혐의 처분의 최종 책임자인데가, 윤 전 총장의 징계 국면과 최근 검찰 인사에서 잇따라 법무부를 겨냥한 소신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대검은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수사지휘권의 수용 여부, 부장회의 개최 일정 등에 관해 당장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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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3/18 08:20: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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