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AZ접종 중단 잇달아…당국 "혈전 관련성 입증 국가 없어"(종합)

기사등록 2021/03/16 16:40:06

18일 유럽의약품청 회의 결과 주목…후속조치 검토

국내 접종 중단 가능성엔 "현 단계 중단 검토 안해"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방역당국이 유럽 일부 국가들이 예방 차원에서 접종을 일시 중단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18일 유럽연합(EU) 차원 결정이 나오면 후속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폐색전증 등 혈전(혈액 응고 덩어리) 관련 질환 사이 인과성은 확인된 바 없다면서 국내 예방접종 중단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16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관련 18일 유럽의약품청(EMA) 임시회의와 관련해 "그 결과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그 외에도 다른 국가 상황, 하루하루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들을 면밀히 검토해서 그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보건부가 이날 백신 규제기관인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 권고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중단을 밝혔다.

이로써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해당 백신의 일부(동일 제조번호)나 전체 접종을 중단한 나라는 최소 21개국으로 파악된다. 오스트리아 포함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등은 일부 제조단위 물량 접종을 중단했으며 덴마크, 노르웨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포르투갈 등은 전체 접종을 일시 멈췄다.

이들 국가에서 일시 중단 결정을 내린 건 일부 접종자로부터 혈전이 몸의 다른 혈관을 막아 폐동맥을 막는 질환인 폐색전증 등 접종 후 이상반응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관련 질환 사이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EMA는 11일(현지시간) 백신과 혈전 사이 증거가 없다고 밝혔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15일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예방 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했다.

영국에선 이달 11일 기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970만명 중 13건, 화이자 백신 접종자 1070만명 중 15건씩 폐색전증 접종 후 이상반응이 신고됐다.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화이자 접종 관련해서도 비슷한 규모의 이상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국내에선 접종 후 혈전 관련 이상반응이 신고된 바 없으며 오스트리아 등에서 사용을 중단한 제조번호는 수입된 바 없다. 한국 정부는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받아 접종하고 있다.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유럽 일부 국가들이 접종을 중단한 건 예방적 조치라고 당국은 평가했다.

박영준 팀장은 "오스트리아에서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국한돼 접종 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 상황"이라며 "유사한 상황이 중복해 나타난 것을 해당 국가에선 특이 이상징후라고 여기고 조치를 했고 조치에 따라 인접 국가에서도 유사한 접근을 한 국가들이 여럿 있고 늘어나다 보니까 나머지 국가도 유사한 방식을 취하는 국가들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관련성을 확인했다는 근거를 제시한 국가는 현재 없다"며 "예방적으로 주변 국가에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인접 국가에서도 조사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특정 백신이나 특정 배치(batch·동일 제조단위) 접종을 일시 보류, 중단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억명 이상 접종이 이뤄졌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과 관련성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었다라는 것이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EMA가 18일 기존 입장과 달리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 중단을 결정할 경우 한국에서도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후속조치에 대해 묻자 박 팀장은 "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다를 것"이라며 "1차 평가한 것과 유사하게 나타나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현재 방식을 유지하고 1차 평가와 달리 예방적으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 수준에 맞춰 예방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적 예방접종'에는 접종 중단까지 선택지에 포함된다. 다만 추진단은 거듭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추진단은 브리핑 이후 "현 단계에서 접종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가 늘어나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외 상황을 현 시점에서 재평가하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현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활용한 2분기 예방접종 시행계획에도 변동 사항은 없다. EMA 결정 관련 안전성 문제에 대해선 추후 백신 전문가 자문단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EMA 임시회의는)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중간평가 단계로 그 결과를 예단해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아직 접종 중단 등 내용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다 소상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의 충분한 자문을 통해 적절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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