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올해 미국 주식 9.2조 순매수
가장 많이 산 주식 '테슬라'…13.6억만달러
기간 수익률 제일 높은 종목은 '처칠캐피탈'
개미 울린 '세미컨덕터 불 3X' 올해 90% 급락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을 가리키는 '서학개미'가 변동성 장세에도 해외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세이브로)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순매수 규모는 80억9102만달러에 달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9조1647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해외 증시 순매수 금액 22조5183억원의 4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전인 지난 2019년 9월 이후부터 미국 주식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세는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식투자가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더 늘어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식 투자가 크게 늘 데에는)코로나19 이후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동학개미'로 불리던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이 많이 오르자 해외증시로 영역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지난해 테슬라 열풍이 미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9월 이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순매수 규모는 꾸준히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45억3227만달러(약 5조1419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들이며 월간 기준 최대 순매수(매수금액-매도금액) 구모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해외주식은 순매수 금액 기준 ▲테슬라(13억5573만달러) ▲애플(7억2891만달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3억9122만달러)였다. 이 밖에도 ▲TSMC(3억1944만달러)로 ▲유니티소프트웨어(2억9382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2억7665만달러) ▲아크 이노베이션 ETF(2억7340만달러) ▲처칠캐피탈IV(2억3185만달러)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2억676만달러) ▲바이두(1억8164만달러) 등이 있다.
서학개미들의 꾸준한 주식 매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순매수한 종목 10개 중 4개는 이달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0.5~0.6% 수준을 오르내리며 사상 최저치를 보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월 6일(연 1.039%) 연 1%대를 돌파한 이후 현재는 1.5% 수준으로 급등했다.
종목별로 가장 많이 떨어진 건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다. 이 종목은 올해 들어 주가가 92.51% 하락했다. 그 뒤로는 유니티소프트웨어(-26.01%), 애플(-5.76%), 테슬라(-4.14%) 순이다.
반면 오른 종목으로는 처칠캐피탈이 167.33% 상승하며 주가가 가장 크게 뛰었다. 그 뒤로는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76.20%) ▲바이두(25.64%) ▲팔란티어 테크놀로지(14.38%) ▲TSMC(7.95%) ▲아크 이노베이션 ETF(3.20%) 순으로 주가가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도 늘어나자 증권가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 시 더 많은 분석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에 비교해 정보 접근성 낮고 언어의 장벽 등이 있어 투자 전에 많은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며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의 펀더멘털과 자신의 투자목적에 적합한 투자를 해야한다. 주변에 휩쓸려 투자하게 될 경우 미국 시장은 가격 상하한폭(국내시장은 30%)이 없는만큼 변동 폭이 더욱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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