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박철완, 또 판정승…법원 "안건 주총 올려라"(종합)

기사등록 2021/03/10 15:39:19

박찬구 조카 박철완, 의안상정 가처분

법원 "정기 주총 의안상정" 일부 인용

"최초·수정 안건, 사회 통념상 동일해"

"박철완, 수정 안건 상정할 권리 있어"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한 조카 박철완 상무가 본인이 주주제안한 내용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여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송경근)는 10일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채무자(금호석유화학)는 채권자(박철완)가 제안한 의안을 오는 26일 개최 예정인 금호석유화학의 2021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제안한 의안은 보통주식 배당금 총 약 2736억원(보통주식 1주당 배당금 1만1000원) 및 우선주식 배당금 총 334억원(우선주식 1주당 배당금 1만1050원)에 해당하는 배당금(총 3070억원)을 반영한 재무제표를 승인하는 안건이다.

재판부는 "채권자의 '최초 주주제안 안건'과 '수정 주주제안 안건' 사이엔 사회통념상 동일성이 유지되고, 수정 제안 경위와 안건 수정 제안까지의 시간 간격, 최초 안건과 변경 안건 차이를 종합하면 안건 수정도 비교적 단기간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소수주주권으로서의 주주제안권의 취지를 함께 고려할 때, 최초 주주제안 안건과 수정 주주제안 안건 사이에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고, 수정 주주제안 안건은 최초 주주제안 안건을 일부 보완한 것에 그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초 주주제안 당시 상법에서 정한 주주제안의 요건이 충족된 이상, 채권자에게는 2021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정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을 구할 수 있는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제반 사정에 비춰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되므로, 위 수정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 및 관련 주주총회 소집통지, 공고를 구하는 신청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채무자는 위 정기주주총회일 2주 전까지 각 주주에 대해 의안을 기재해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이에 갈음하는 공고를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소수 주주의 주주제안권에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안건은 상정순서나 표결 방법을 지정할 권한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박 상무의 나머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선임 건에 관한 의안 상정 및 표결의 순서·방법의 지정을 구하는 신청 부분은, 그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상무는 배당을 보통주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는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늘리는 취지의 주주제안을 냈다. 전년 대비 7배가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정관에 따르면 보통주와 우선주 간 차등 가능한 현금배당액은 액면가(5000원)의 1%인 50원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박 상무는 우선주 배당을 1만1050원으로 제시했어야 하지만, 액면가의 2%(100원) 차등을 두면서 논란이 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제안한 고배당 주주제안이 상법과 정관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했다.
 
이에 박 상무 측은 해당 부분을 수정한 제안서를 회사 측에 제출한 뒤 지난달 25일 이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 44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해 공시했다.

다만 박 상무가 제안한 이익배당(배당금)은 법원이 주주 제안 적법성 등을 심리 중이므로 안건 상정 여부를 추후 법원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일부 인용 결정에 따라 박 상무 제안 배당안이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상무는 지난 1월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사진 교체, 배당 확대를 요구하며 '조카의 난'을 공식화했다. 이후 박 상무는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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