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미·중 신냉전 속 韓 전략…문정인이 본 미래는?

기사등록 2021/03/09 15:25:02

최종수정 2021/03/09 15:27:14

코로나19 이후 5가지 미래 시나리오 분석

"미중 양강 구도의 '현상 유지' 가능성 높아"

다자협력·통합 질서 만드는 초월적 외교 대안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날로 악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의 구도 속에서 한국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까.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자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신냉전의 위기, 혼란한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를 내놨다.

국제 정세 전문가인 문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5년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직을 역임한 후 지난달 외교·안보·통일 분야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미친 경제·사회·정치적 영향과 국제정치 지형을 살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의 미래에 대한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지금과 같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느슨한 비대칭 양극 체제를 유지하는 '현상 유지', 세계화와 자유의 질서를 역행하는 '성곽도시와 새로운 중세', 국제연합(UN)과 다자주의를 통한 세계 평화를 기대할 수 있는 '팍스 유니버설리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의 궁극적인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고, 미국 중심의 패권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 Ⅱ'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은 물론 빠른 경제 회복을 발판으로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는 중국을 뜻하는 '팍스 시니카'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비교·분석했다.

문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질서가 미중 양강 구도의 '현상 유지'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어놓은 신냉전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미중 대결 구도를 군비와 화폐, 기술, 이념의 4가지 분야에서 깊이 있게 들여봤다. 미국 달러가 패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의 디지털 화폐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5G·인공지능 기술의 치열한 대결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 글로벌 리더십과 소프트 파워 경쟁에서는 누가 없서고 있는가 등에 대한 분석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문 이사장은 결론에서 한국이 코로나19라는 생물학적 위협과 미중 신냉전이라는 구조적 위협을 헤쳐나가기 위한 5가지 전략적 선택지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 ▲미국으로부터 이탈해 중국에 편승하는 전략 ▲편가름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는 '홀로서기' 전략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줄타기 외교를 계속하는 '현상 유지' 전략 ▲다자주의와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초월적 외교' 등 전략별로 성격과 득실, 기회와 제약을 꼼꼼히 짚었다.

미중 신냉전 구도에서 현상 유지 전략이 최선의 방안이지만 미중 관계가 좋을 때만 가능하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계속 선택을 요구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가 신냉전 구도로 빠져들수록 미국의 선택 압력은 강해질 것이다.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 현상 유지 전략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의 압력 때문에 중국을 버리고 미국에 전적으로 베팅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한미 사이에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클 뿐만 아니라 미국에 올인할 경우 뒤따르는 각종 위험과 비용을 미국이 담보해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미국과 더불어 중국에 적대적으로 나가기는 힘들 것이다. 줄타기 외교가 갖는 실존적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이사장은 '초월적 외교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미중 진영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다자 협력과 지역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그 질서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충돌로 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외교 공간을 만드는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난 스마트 외교, 원칙에 충실한 결기 외교, 국내 지지를 담보해주는 국민적 합의 외교, 창의적인 공공외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368쪽. 청림출판.1만7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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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미·중 신냉전 속 韓 전략…문정인이 본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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