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요양병원 운영하는 황순구·이명옥 부부 소감 밝혀
"독감 주사와 다르지 않아…모두가 접종하시길 바라요"
권영진 시장 "접종만이 그리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는 길"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독감 백신과 다르지 않아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백신 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 국내 접종이 시작된 26일 대구에서도 첫 접종자가 탄생했다.
이날 대구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이들은 2013년부터 한솔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부부 의사 황순구(61)씨와 이명옥(60·여)씨다.
황씨 부부는 오전 9시30분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았다.
두 사람은 약 20분간 휴식하며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한 뒤 건강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소감을 묻는 말에 독감 백신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황씨는 "독감 백신 모두 다 맞아보지 않으셨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주삿바늘이 들어갔는지도 모를 만큼 아무렇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백신 역시 일반 백신 주사와 다르지 않다"고 묘사했다.
지역에서 처음 백신 주사를 맞은 기분을 묻자 "대구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받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방접종만이 코로나 대유행을 이길 해결책이다"며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람이 맞았으면 한다"고 했다.
첫 접종자이자 의료인으로서 백신 접종을 두려워하는 시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황씨는 "일부 백신의 효용성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있다는 등의 '카더라'가 떠돌고 있다. 백신 3상과 임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정확한 효과를 알 수 있다"면서 "백신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연구한 논문들도 있다. 현혹되지 말고, 현재는 백신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충고했다.
아내인 의사 이씨는 감염병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의료진을 생각하면 백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후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접종을 받아 의료진을 도와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아 황씨 부부를 격려한 권영진 대구시장 역시 희망찬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해 봄 하루 수백 명씩 환자가 속출하며 큰 위기를 겪은 지역인 만큼 백신 접종의 시작을 지켜보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했다.
권 시장은 "대구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코로나19로 큰 시련을 경험했다. 시민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모두 예방접종을 해 그리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날 한솔요양병원은 황씨 부부를 포함한 종사자 34명과 환자 26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다.
다음 달 초 종사자와 환자 60명이 추가로 접종을 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백신 접종에 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승적 차원에서 백신을 맞아 감염병을 극복해야 한다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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