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BC 월드 방영 금지…홍콩 공영방송도 중계 중단(종합)

기사등록 2021/02/12 20:35:30

코로나19· 신장위구르 보도에 심기 불편

中대사관 "BBC가 공산당 악의적 공격"

[런던=AP/뉴시스] 2007년 10월17일(현지시간) 촬영한 영국 공영방송 BBC 사무실 모습. 2021.02.12.
[런던=AP/뉴시스] 2007년 10월17일(현지시간) 촬영한 영국 공영방송 BBC 사무실 모습. 2021.02.12.
[서울=뉴시스] 이재우 남빛나라 기자 = 홍콩 공영방송 RTHK(라디오텔레비전홍콩)이 영국 공영 BBC방송 중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이 영국 BBC 월드뉴스의 본토 방영을 금지한 데 다른 조치다.

1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RTHK는 현지 기준 이날 오후 11시부터 BBC 월드뉴스와 BBC 뉴스위클리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무원(國務院) 직속 방송 규제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廣播電視總局)은 영국 BBC 월드뉴스의 중국 내 방영을 금지한다고 공고했다.

영국 방송 규제당국이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영어 방송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의 방송 면허를 박탈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조치다. 중국 선전 매체로 인식되는 CGTN은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두고 유럽 사업을 운영해왔다.

중국 당국은 성명에서 "BBC 월드의 중국 관련 보도는 해외 위성 텔레비전 방송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BBC 월드는) 진실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고 중국의 국익을 침해하고 중국 민족의 단결을 훼손했다"며 "중국 영토에서 방송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향후 1년간 방송 신청을 수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국은 BBC 월드의 규정 위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신장 위구르족 무슬림 강제 노동 등에 대한 BBC 보도를 비난한 바 있다.

BBC는 신장 지역에 설치된 수용소에서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 성적 학대, 고문을 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최대 200만명이 이 수용소에 수용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해당 시설은 감금 시설이 아니라 직업 교육 센터라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가 중국 본토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CNN에 따르면 중국 본토나 일반 가정에서 BBC 시청이 허용된 적은 없다. 중국에서는 이제까지 호텔과 기업체, 외국인 거주시설 이외에는 BBC를 시청할 수 없었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 내 BBC 특파원들이 강제 출국하는 처지가 될지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와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기자들을 추방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중국이 언론의 자유를 축소한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디어와 인터넷 자유에 가장 심각한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 조치는 중국에 대한 전 세계의 평판을 손상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영 중국대사관은 이번 결정이 "합법적이고 합리적"이었다고 두둔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에 대한 BBC의 "악의적인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BBC가 냉전시대 사고방식을 버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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