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쿼드' 압박에 북·중·러·이란 4각 공조 강화 조짐

기사등록 2021/02/11 08:30:00

브루스 베넷 "북한·이란 협력, 중·러와 조율"

브루스 벡톨 "북·이란 미사일 미 본토 겨냥"

김경숙 "쿼드 플러스 동참 시 中 경제 공격"

최원기 "쿼드, 바이든 민주주의 연합 핵심"

[테헤란=AP/뉴시스]이란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인공위성 탑재 하이브리드 로켓 '줄라나'가 모처에서 발사 대기하고 모습을 공개 했다. 이란 국영통신은 무게 220kg의 인공위성을 싣고 고도 500km까지 도달하는 이 로켓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와 액체 연료를 함께 사용해 추진력과 안정성을 높인 최신 발사체를 말한다. 2021.02.02.
[테헤란=AP/뉴시스]이란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인공위성 탑재 하이브리드 로켓 '줄라나'가 모처에서 발사 대기하고 모습을 공개 했다. 이란 국영통신은 무게 220kg의 인공위성을 싣고 고도 500km까지 도달하는 이 로켓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와 액체 연료를 함께 사용해 추진력과 안정성을 높인 최신 발사체를 말한다. 2021.02.02.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본·호주·인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이 4각 공조를 강화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앙숙 관계인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 안보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협력 움직임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며 "최근 중국, 러시아와 연계해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4각 공조를 암시하는 움직임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중국, 이란 해군과 인도양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해 이란이 북한에 반제재 국가 모임 창설을 제안했다"며 "이란 당국의 한국 선박 피랍 또한 독립된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1.0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1.01.15. [email protected]
그는 "이 같은 연대 형성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역내 집단안보체제 쿼드에 대항하는 성격이 짙다"며 "모두 미국을 방해하는 데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행보는 더 우려스럽다. 북한과 이란이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지난 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개발 협력의 본질은 미국 동·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벡톨 교수는 이어 "이란이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스라엘 뿐 아니라 유럽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북한이 서쪽에서, 이란이 동쪽에서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제한된 요격기 수량을 고려하면 미사일 방어 관점에서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중국군 둥펑-11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사진출처 해방군보 웨이보 캡처. 2020.09.25
중국군 둥펑-11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사진출처 해방군보 웨이보 캡처. 2020.09.25
그는 "북한은 원시적 수준이긴 하지만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 역량을 확보했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이란이 북한의 도움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역량으로 끌어올릴 경우 미 본토 미사일 방어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으로 이어지는 반(反)쿼드 연합 결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쿼드와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국제 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떠한 지역협력체 또는 구성과도 적극 협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쿼드 가입 여부를 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중국과의 관계를 두루 고려해 쿼드에 관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에 조언했다.

[AP/뉴시스] 2020년 12월9일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사진으로 북서부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훈련 중 발사되고 있다. 2021. 1. 22.
[AP/뉴시스] 2020년 12월9일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사진으로 북서부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훈련 중 발사되고 있다. 2021. 1. 22.
김경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쿼드 협력: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쿼드 플러스 동참 시 자칫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적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외교안보적으로 미일이 주도하는 대중국 전략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해 남북 교착도 지속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은 "쿼드 대신에 민주주의 연대가 강화되고, 한국이 민주주의 10개국(D-10) 회의에 참여하게 될 경우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민주주의 클럽이 되도록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아태전략 전망: 미·일·인도·호주 4자 협의체(Quad)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미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지역 안보체제에 한국이 동참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성격이 한반도 이슈 중심에서 지역 안보 이슈로 변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바, 이는 매우 큰 안보적 함의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쿼드의 협력의제가 군사안보를 넘어서 경제, 기술, 무역 등으로 확장된다면 한국의 부분적 참여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 연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쿼드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민주주의 연합의 중요한 핵심축의 하나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정치적 가치와 자유주의 질서에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동맹국인 한국은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전향적인 대응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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