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부 시위, 사흘째 계속…규모 커지고 더 대담

[양곤(미얀마)=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미얀마의 쿠데타 발생 1주일만인 8일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사흘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이날 새벽 양곤 시내 주요 교차로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군사 쿠데타 거부'와 '미얀마를 위한 정의'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세 손가락 경례로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위대 규모는 아침이 되자 1000명을 넘어섰고 지나가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에 연대를 표했다.

일부 소규모 단체들은 시위 본대에서 이탈, 과거 미얀마를 통치했던 군사평의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술레 탑으로 향했다. 이날 시위는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로는 사흘째로 7일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했었다.

시위 규모의 확대는 2012년 군부가 50년 넘게 장악했던 권력을 내놓기까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한 길고 피비린내 나는 투쟁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한 수지 여사 정부는 군부가 기초한 헌법에 의해 권력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수십년 만에 최초로 미얀마에 들어선 민간 주도 정부였다.

미얀마가 군부 통치 하에 고립됐을 때 황금 돔의 술레 탑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정치 시위의 집결지 역할을 했으며 특히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88년의 대규모 봉기와 2007년 불교 승려들이 주도한 봉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얀마군은 1988년과 2007년의 두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에는 아직 군인들은 나서지 않고 있으며 큰 충돌도 빚어지지 않았다.

7일 온라인에 게시된 몇몇 동영상들에는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허공으로 공포탄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동영상들은 태국과 미얀마 동부 국경지대의 미야와디 마을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위대가 당황하는 기색도 찾을 수 없고 부상자도 없었다.

시위대는 진압에 대한 두려움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동시에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 한편 수지 여사의 NLD는 비폭력을 호소했으며 그녀에게 동조하는 사람들은 시민불복종을 촉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