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로힝야 난민 송환 우려…"돌아가면 더 큰 고통 불가피"

기사등록 2021/02/03 16:15:22

로힝야족 미얀마 군부 탄압 피해 방글라데시로 도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본국 송환될까 우려

[쿠투팔롱=AP/뉴시스]  2017년 10월22일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방글라데시 쿠투팔롱에서 로힝야 무슬림 여성이 두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2019.12.12.
[쿠투팔롱=AP/뉴시스]  2017년 10월22일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방글라데시 쿠투팔롱에서 로힝야 무슬림 여성이 두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2019.12.12.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들은 고국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를 비난하며, 군부가 지배하는 미얀마로 송환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에 모여 사는 이슬람 소수족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는 무국적자로 차별을 받아왔다.

2017년 8월 로힝야 무장세력이 경찰서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은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학살, 성폭력 등의 잔학행위가 이뤄졌다.

이에 로힝야족은 군부의 탄압을 피해 국경이 맞닿은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로 피난했다.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은 7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당국은 그간 공동 합의에 따라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으나 로힝야족은 미얀마로 돌아가면 더 많은 폭력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송환을 거부해왔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AP통신에 군부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미얀마가 더 두렵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의 로힝야청년협회장인 킨 마웅은 "군은 우리를 죽이고, 우리 자매들과 어머니들을 강간하고, 우리 마을을 횃불로 불태웠다", "우리가 어떻게 그들의 통제하에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겠냐"며 미얀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미얀마의 정치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평화적인 송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당국자들은 지난 달 송환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방글라데시 외무부는 오는 6월 송환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난민들은 군부가 미얀마 정권을 장악하는 데 전적으로 반대하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70세인 로힝야 난민 모하마드 자파르는 "미얀마 정권이 바뀌면서 우리가 돌아가야 한다는 희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군부 하에서는 송환이 전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돌아가게 된다면 우리는 아마도 전보다 두 배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또 다른 난민은 현재 송환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룰 아민이라는 이름의 로힝야 난민은 "우리를 본국으로 송환하려고 해도, 우리는 현 상황이라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부는 우리를 전보다 더 고문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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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로힝야 난민 송환 우려…"돌아가면 더 큰 고통 불가피"

기사등록 2021/02/03 16:15: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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