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오리발에 화난 재판부…"윤리 의식도 없나"

기사등록 2021/01/30 11:01:00

이종필, 사기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해 와

재판부 "수조원 운용…윤리의식 찾기 어렵다"

대표·본부장엔 낮은 형…이종필 주도 인정해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2019년 10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1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2019년 10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1조6000억원 펀드 환매중단 사건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가운데, 이 전 부사장이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 "윤리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내놔 주목된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전날 특경법 위반(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40억원의 벌금과 약 14억원의 추징 명령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은 혐의 일부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검찰의 구형량과 동일한 징역 기간에, 벌금은 약 10억원을 더 높게 선고했다. 지난달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15년, 벌금 30억원이었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은 '라임 사태'에 대한 사회적 피해가 매우 커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를 밝히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라임 사태에 대해 피고인이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임 펀드에 가입한 수많은 투자자는 라임으로부터 이익은 고사하고 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사회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라임자산운용. 2020.3.30(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라임자산운용. 2020.3.30(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이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업무수행에 잘못이 없었음을 강조했다"면서 "수조원의 자산을 운용했던 금융투자업자가 지켜야 할 윤리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사장 등은 투자자들에게 해외무역 펀드 부실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기존 펀드의 환매 자금으로 사용할 의도였음에도 마치 해외무역 펀드에 직접 투자할 것처럼 속여 총 200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18개를 설정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대해 이 전 부사장 측은 문제가 된 해외무역금융펀드가 신한금융투자(신금투) 요청으로 만들어진 'OEM(위탁자주문생산) 펀드'라면서, 라임은 신금투 지배하에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부사장도 결심공판 때 직접 "무역금융펀드는 금융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금투가 주도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전가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한편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원종준 대표나 이모 라임 마케팅본부장은 비교적 낮은 형을 선고했다. 허위펀드 설정 및 판매는 이 전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실행했다고 본 것이다. 원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의 벌금 3억원을 선고했고, 이모 라임 마케팅본부장에게는 벌금 1억원과 징역 3년의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부사장이 추가로 받고 있는 재판에서도 중형 선고의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8월 배임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라임 자금 900억원으로 '돌려막기 투자'를 했다는 혐의다.

여기서도 이 전 부사장은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과 공모 관계로 기소됐지만, 이번처럼 법원이 이 전 부사장이 범죄를 주도했다고 판단한다면 마찬가지의 중형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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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오리발에 화난 재판부…"윤리 의식도 없나"

기사등록 2021/01/30 11: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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