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vs 아스트라, 백신 공급 갈등 계속
EU "영국 공장 생산 물량도 풀어야"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장까지 급습했다. 1분기에 약속된 백신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주장에 현장을 직접 봐야겠다면서다.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보건부는 "EU 집행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스네프(Seneffe) 지역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보건부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전문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또 오는 29일 EU 권역 밖으로 백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치가 시작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벨기에에 생산 공장이 있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도 자사 백신을 미국 등으로 이동할 때 EU 집행위에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EU측 관계자는 "이상적인 세계라면 백신 접종이 모든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적인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며 "백신 부족과 이에 따른 수출 제한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이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주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 공장의 백신 생산량이 예상을 밑돈다며 EU에 공급하기로 한 8000만회 분의 초기 물량을 3100만회 분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불거졌다.
EU는 이에 영국에서 생산되는 물량도 EU에 제공해야 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를 압박하고 있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집행위원회 보건담당 위원장은 옥스퍼드와 스태퍼드셔의 백신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EU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공급 계약을 지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 확보는 '선착순'이 아니라 '계약'에 맞춰야 한다며 "우리의 사전 구매 계약은 생산 공장이 영국인지 유럽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 약속된 백신 공급을 해야 하는 이유다"고 했다.
영국 정부는 EU의 강경한 대응에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실은 "모든 (백신) 계약과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EU와 협력하겠다"면서도 "우리는 (백신 공급 계약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EU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겠다"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우리의 접종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구입한 백신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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