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원에서 28만2000원까지 급등
무료 국제전화 '다이얼패드'에 열광했지만
신풍제약·이원컴포텍·신라젠·에스와이 등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종목은 무엇일까. 바로 6개월 만에 약 150배 상승한 새롬기술이다.
24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새롬기술은 지난 1999년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같은 해 10월 1890원이었던 새롬기술은 2000년 3월 초 28만2000원까지 약 149.20배 뛰었다.
새롬기술이 단기간에 급격히 뛴 이유는 '다이얼패드'란 무료 국제전화 서비스에 있다. 당시는 국제전화 요금이 굉장히 비싸 요금폭탄을 맞는 일이 흔한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로 국제전화를 걸 수 있다는 '다이얼패드'는 사람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새롬기술은 수년 간 적자를 내고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모여들면서 삼성전자보다 높은 가격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화사업은 기대만큼 수익이 나질 않았다. 결국 인터넷 전화사업을 영위하던 미국 법인이 2001년 회사 정리절차를 신청했다.
투교협 관계자는 "IT벤처 새롬기술의 주가는 5개월 만에 100배 넘게 상승했지만 1년 만에 고점 대비 4분의 1 토막났다"며 "이 기록은 증권시장이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당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장기비전 2025'를 기반으로 6대 기술분야를 육성하던 때였다. 코스닥은 1999년 4월께부터 치솟기 시작하더니 하반기에 접어들어 2700선까지 올랐다. 2000년 3월10일 2925.50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그해 말 520선까지 5분의 1 수준까지 급락했다. 'IT버블'은 그렇게 붕괴됐다.
투교협 관계자는 "새롬기술은 수년 간 적자를 내고 있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투자 시 주의해야 할 기본사항도 무시하게 했다"며 "초기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을 얻었지만, 그 모습을 보고 뒤늦게 따라간 투자자들은 참담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도 새롬기술 정도는 아니지만 주가 변동성이 컸던 종목이 있다. 바로 신풍제약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풍제약 주가는 전년 말 대비 1612.71% 올랐다.
코스피 상장사인 신풍제약은 1962년 설립된 의약품 제조 및 판매기업이다.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신약에 이르는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완제 및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대표적인 신약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다.
피라맥스는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상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이후에는 해외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 백신에서 항체를 발견했다는 소식과 함께 관련주로 덩달아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7000원 대였던 주가는 그해 9월 21만4000원까지 올랐다. 매매거래 정지에도 연이어 상승하다 장 마감 직전 급락하는 등 이상현상을 보여 그 배경이 주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상현상에 투자자들은 이름이 비슷한 지류 유통판매 회사인 신풍제지를 '부적주'라며 사들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 2019년에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이원컴포텍이다. 1994년 설립된 이원컴포텍은 트럭 시트와 버스 운전석, 상용차 내장제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다. 2019년 한해에만 1370.09% 올랐다. 2018년에는 코스피 상장사이자 레미콘 제조판매 업체 부산산업(450.68%)이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2017년 신라젠(605.66%), 2016년 에스와이(981.88%), 2015년 에프앤리퍼블릭(1960%), 2014년 리더스코스메틱(606.67%), 2013년 TPC(265.95%) 등이 그 해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다.
투교협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많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원유ETN을 '묻지마 투자'했지만, 유가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라는 초유의 사태와 괴리율에 따른 거래정지를 반복하면서 폭락했다"며 "투자의 기본은 내가 투자하는 주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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