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빠르게 진행해 심하면 사망까지
두드러기, 혈압 하락, 어지러움 등 동시다발 발생
백신 접종시 관찰 시간 수칙 잘 지키는게 중요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독감 백신 사망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으로 알레르기는 일반인들에게 큰 관심사가 됐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를 단순히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가벼운 반응으로 생각했지만, 알레르기가 쇼크사를 유발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약을 투약할 때 위험한 이상 반응은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다. 범위가 전신에 걸쳐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을 뜻한다.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피부에서 두드러기가 생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혈관 부종, 천식, 비염, 결막염, 복통, 혈압 하락 등 몇개의 반응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난다. 최근 CT 조영제를 맞고 사망한 경우가 대표적인 약물 아나필라시스 사례다.
아나필락시스가 약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 중에서는 우유, 계란, 갑각류, 견과류, 땅콩, 콩, 밀가루 등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많이이 보고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먹는 메밀과 번데기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벌 등 곤충의 독에 쏘인 뒤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개발된지 1년도 지나지 않았고 장기 이상 반응에 대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11월 독감 백신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우려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아나필락시스는 침범한 장기에 따라 증상이 다양할 수 있다.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갑자기 피부가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면서 어지럽거나 숨이 차는 것이다. 비염과 같이 콧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물이 나기도 한다. 심이어는 간질 발작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모든 증상이 수 분에서 수십 분 안에 빠르게 진행한다는 것이 아나필락시스의 특징이다.
아나피락시스의 증상은 매번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 발생했을 때 심하지 않았다고 해도 다음번에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런 증상을 겪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원인을 확인하고 응급약을 준비해야 한다. 응급약으로는 떨어진 혈압을 높이는 에피네프린 등이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우리에게 처음 투여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현재까지 투여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아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빈도는 100만명당 5.5명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성분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없고 안전 수칙을 잘 지킬 경우 백신 접종의 득이 더 크다고 말한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모든 약에는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않아 생기는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초기에 생기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고 나중에 생기면 덜 심한 반응이다. 초기에 관찰해서 문제가 없으면 나중에 집에 가서 반응이 생기더라도 상대적으로 약한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종 때 관찰 시간에 대한 수칙을 잘 지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다른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더라도 백신 접종을 피할 필요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 교수는 "예를 들어 CT 조영제와 MRI 조영제는 의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CT 조영제에 과민 반응이 있더라도 MRI 조영제를 못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약물 알레르기가 있었다면 관찰을 세심하게 할 필요는 있지만 맞지 않을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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