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민 배제 논란

기사등록 2021/01/04 15:47:21

최종수정 2021/01/04 15:50:16

점령지역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접종 배제

[텔아비브=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살피며 얘기하고 있다. 이날 10만 회 분의 백신이 DHL 화물기에 실려 도착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국민의 본보기가 되도록 내가 백신을 처음 맞을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2020.12.09.
[텔아비브=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살피며 얘기하고 있다. 이날 10만 회 분의 백신이 DHL 화물기에 실려 도착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국민의 본보기가 되도록 내가 백신을 처음 맞을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2020.12.09.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률 세계 1위에 오른 이스라엘이 점령 지역 내 팔레스타인 주민은 접종 대상에서 배제해 비판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달 20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하루에 15만회 이상의 백신을 투여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누적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929만명 가운데 이미 1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스라엘은 화이자뿐 아니라 모더나와도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해, 전 인구 대부분의 접종 분량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의 빠른 백신 접종 배경에는 경제력이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화이자 백신을 회분당 19.5달러(2만1000원)에 공급받는데, 이스라엘은 회분당 62달러(6만7000원)를 지불했다. 3배 이상 비싸게 주고 백신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신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에게도 공급되고 있지만,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 270만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제한적으로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보건부 국장인 알리 아베다 랍보는 오는 2월에 백신 공동 구매·배포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백신을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코백스용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을 아직 승인받지 못했으며, 코백스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극소량으로 알려졌다.

또 자금난에 허덕이는 P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주도하는 코백스 이외 어떤 기구 또는 업체와도 백신 공급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스라엘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비영리 인권단체 기샤(gisha)는 이것이 점령 지역 주민에게 백신을 제공해야 할 이스라엘의 궁극적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탄 주민들에게 백신을 공급할 법적 책임이 없지만, 잉여 물량을 팔레스타인 당국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단체는 이스라엘이 점령 세력으로서 도덕적, 인도적, 법적 의무를 회피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으로 오는 3월 내로 일상생활이 정상화되겠지만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서 종사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이스라엘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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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민 배제 논란

기사등록 2021/01/04 15:47:21 최초수정 2021/01/04 15: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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