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혼술·홈술 알코올 사용장애 될수도
알코올 1군 발암물질…간 건강 악영향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직장인 최모(36)씨는 요즘 집에서 술을 마시는 날이 잦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말 모임과 회식 등이 모두 취소되면서 퇴근 후 간단하게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을 하거나 가까운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홈(Home)술'을 즐기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씨는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전보다 더 자주 술을 마시게 됐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외출하기가 꺼려져 집에만 있다보니 TV를 보며 술 한잔 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처음에는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 두잔 하고 마무리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요리하는 재미에 빠져 안주까지 만들며 음주를 즐기게 됐다"며 "과음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술을 자주마시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혼술과 홈술을 즐기다보니 술을 안 마시는 날에는 뭔가 허전한 기분까지 든다"며 "새해에는 집에서 술을 마시는 날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씨처럼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홈술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음주경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혼자 또는 소규모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46.5%로 나타났다.
또 집에서 음주하는 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자가 48.2%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홈술과 혼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4월16일부터 19일까지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이 65.7%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주로 술을 마시는 장소로 '집'(87.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상황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가 73.7%이고 이 중 45.2%가 혼자서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그러나 잦은 음주는 과음이나 알코올 오남용 또는 의존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혼술과 홈술은 술을 마시는 데에만 집중하게 돼 습관화 될 가능성도 높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혼자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자제하기 어렵고 이는 자칫 '알코올 의존증'이라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음주는 기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기 쉽고 혼자인 경우 더더욱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사용장애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것을 말한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일어나고 즐거움을 얻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마시는 술의 양이 점점 늘어나 남용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은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동반한다.
정신적으로는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수 있다. 또 과음 자체가 뇌신경 세포에 독성 영향을 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이 나타났고, 장기간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까지 이어지게 된다.
조성준 교수는 "술을 안마시면 불안, 불면증이 생기는 등 금단 증상을 경험하고, 금주나 절주를 시도했는데도 자제가 어렵고 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프성모병원 하종은 원장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칼럼에서 "만성적인 음주는 뇌기능을 저하시키고 나중에는 행복 신경전달 물질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기능까지 방해한다"며 "술이 지나치면 직접적으로 사람을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금단증상이라도 생기면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은 불안하고 잠도 못자게 된다"고 지적했다.
과도하고, 잦은 음주는 다양한 신체적 문제도 야기시킨다. 알코올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1군 발암물질로 각종 질병과 암의 원인이 된다.
음주는 신경·면역·소화기에 독성을 일으켜 어지럼증, 두통, 졸림, 의욕상실, 두드러기,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급성질환은 간염과 췌장염, 만성질환으로는 간경화, 심근병, 알코올성 치매가 있다"며 "특히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만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음주 또는 과음시 일반인에 비해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이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 더 증가함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루 한 두잔의 음주도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혼술이나 홈술 등은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조금만,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 교수는 "혼술을 가급적 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해야하는 경우 평소 음주량의 절반이하로 마시고 음주 시간은 최대한 천천히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며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을 지양하고 음주 중간 물이나 음료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말 모임과 회식 등이 모두 취소되면서 퇴근 후 간단하게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을 하거나 가까운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홈(Home)술'을 즐기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씨는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전보다 더 자주 술을 마시게 됐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외출하기가 꺼려져 집에만 있다보니 TV를 보며 술 한잔 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처음에는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 두잔 하고 마무리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요리하는 재미에 빠져 안주까지 만들며 음주를 즐기게 됐다"며 "과음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술을 자주마시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혼술과 홈술을 즐기다보니 술을 안 마시는 날에는 뭔가 허전한 기분까지 든다"며 "새해에는 집에서 술을 마시는 날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씨처럼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홈술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음주경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혼자 또는 소규모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46.5%로 나타났다.
또 집에서 음주하는 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자가 48.2%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홈술과 혼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4월16일부터 19일까지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이 65.7%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주로 술을 마시는 장소로 '집'(87.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상황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가 73.7%이고 이 중 45.2%가 혼자서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잦은 혼술·홈술 알코올 사용장애 될수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혼자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자제하기 어렵고 이는 자칫 '알코올 의존증'이라 불리는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음주는 기분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기 쉽고 혼자인 경우 더더욱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사용장애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것을 말한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일어나고 즐거움을 얻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마시는 술의 양이 점점 늘어나 남용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은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동반한다.
정신적으로는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을 수 있다. 또 과음 자체가 뇌신경 세포에 독성 영향을 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이 나타났고, 장기간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까지 이어지게 된다.
조성준 교수는 "술을 안마시면 불안, 불면증이 생기는 등 금단 증상을 경험하고, 금주나 절주를 시도했는데도 자제가 어렵고 술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프성모병원 하종은 원장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칼럼에서 "만성적인 음주는 뇌기능을 저하시키고 나중에는 행복 신경전달 물질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기능까지 방해한다"며 "술이 지나치면 직접적으로 사람을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금단증상이라도 생기면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은 불안하고 잠도 못자게 된다"고 지적했다.
알코올 1군 발암물질 간건강 악영향
음주는 신경·면역·소화기에 독성을 일으켜 어지럼증, 두통, 졸림, 의욕상실, 두드러기,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급성질환은 간염과 췌장염, 만성질환으로는 간경화, 심근병, 알코올성 치매가 있다"며 "특히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만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음주 또는 과음시 일반인에 비해 간경변증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이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 더 증가함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루 한 두잔의 음주도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혼술이나 홈술 등은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조금만,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 교수는 "혼술을 가급적 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해야하는 경우 평소 음주량의 절반이하로 마시고 음주 시간은 최대한 천천히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며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을 지양하고 음주 중간 물이나 음료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