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1인 가구 허리띠 졸라맸지만…주거비 부담에 한숨만

기사등록 2020/12/25 05:00:00

통계청 '1인 가구 소비 형태 변화' 발표

1인 가구 1분기 소비지출 11.2% 줄어

보건용 마스크 등 의료지출 281.5%↑

2분기 소비지출 감소 폭 소폭 둔화

"긴급재난지원금 등 소비진작 영향"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업체 모습. 2020.11.3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업체 모습. 2020.11.3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1. 김모(32)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된 지난 8월부터 집에서 근무하면서 소비 패턴이 확 바뀌었다. 재택근무로 외출하는 날이 줄면서 화장품, 옷 구매 등에 쓰는 돈은 부쩍 줄었지만 배달음식 주문이 잦아졌다. 김씨가 받은 월급 대부분은 집세와 배달음식에 주로 사용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2인 이상 가구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과 소비 활동 위축으로 교통비, 의류·신발 등 대부분 소비가 줄었으나 전·월세 등 주거비 지출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24일 통계청의 심층통계분석 계간지 'KOSTAT 통계플러스' 겨울호에 실린 '코로나19를 전후한 1인 가구의 소비 형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29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1.2%(16만3000원) 감소했다.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283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5.2%(15만6000원)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1인 가구 소비지출액 감소폭이 더 큰 셈이다.

비목별로 보면 교통비(-7만4000원·-37.7%), 교육비(-2만4000원·43.3%), 음식·숙박(-1만9000원·-8.4%), 의류·신발(-1만8000원·-24.6%) 등의 지출액이 전년 동분기 대비 줄었다. 반면 전·월세 등이 반영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1.9%(5000원) 늘었다. 통신비(0.05%·28원)도 소폭 증가했다.

1인 가구 소비를 세부 항목으로 보면 자동차 구입비가 6만5000원(-81.3%)이나 쪼그라들었다. 고등교육(-2만5000원·-57.0%), 식사비(-1만8000원·-8.4%), 작물 및 외의(-1만6000원·-29.1%), 단체 여행비(-1만원·-46.0%) 등에서도 전년 대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1인 가구 소비는 대부분 항목에서 줄었지만 실제 주거비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7000원(4.8%) 늘어나는 등 오히려 부담이 가중됐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태블릿 PC 등 정보처리장치 지출도 6000원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보건용 마스크 등 의료용 소모품 지출이 전년보다 281.5%(5000원)이나 급증했다. 의료용 소모품 지출은 지난해 1분기 1805원에서 올해 1분기 6884원으로 1년 사이 3.5배 이상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1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반면 2인 이상 가구는 자동차 구입비(2만8000원·28.5%), 입원 서비스(1만7000원·47.8%)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육류(9000원·12.9%), 채소 및 채소가공품(8000원·22.7%) 등 식재료 등의 소비도 증가했다. 2인 이상 가구도 의료용 소모품(1만2000원·134.9%) 지출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지출은 1만1703원으로 지난해 1분기(5079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분기에는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129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5.7%(7만8000원) 감소했다. 1분기보다는 감소 폭이 둔화된 것이다. 1분기에서 감소했던 식료품·비주류음료(1만5000원·10.2%), 음식·숙박(1만원·4.5%) 등이 2분기에는 증가했다.

세부 항목으로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구입(-5만9000원·-83.5%), 단체여행비(-2만원·-88.5%), 기타운송(-1만1000원·-47.6%) 등이 뒷걸음질했다. 특히 단체여행비는 코로나19 전 세계적 확산으로 출입국 제한이 강화되는 등 국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감소 폭이 1분기보다 더 커졌다.

2인 가구 이상 소비지출액은 284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2.9%(7만9000원) 증가했다. 1분기에는 소비지출이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증가세로 전환됐다.

손경국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 사무관과 민병철 주무관은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의 둔화로 경제·사회활동이 일부 재개되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 등의 영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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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1인 가구 허리띠 졸라맸지만…주거비 부담에 한숨만

기사등록 2020/12/25 0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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