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사상 첫 GDP 넘었다…"부실 위험" 경고음 커져

기사등록 2020/12/24 11:00:00

명목 GDP대비 가계신용 비율 101.1%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가계신용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진 빚이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로 전년동기대비 7.4%포인트 높아졌다. GDP 대비 가계빚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가 더디게 늘어난 데 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빚투(빚내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 등으로 빚이 급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 가계빚 규모는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어난 반면 명목 GDP는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대 최고'

가계 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동기대비 10.7% 상승한 171.3%로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다. 가계빚이 폭증한 반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같은 기간 0.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채무상환부담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전체 차주의 소득대비부채비율(LTI)은 3분기말 평균 225.9%로 지난해말보다 8.4%포인트 올랐다. LTI 300% 초과 차주 비중도 23.6%로 1.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소득대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분기 기준 35.7%로 소폭 떨어졌다. DSR 하락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대출원금 증가가 DSR을 3.6%포인트 늘렸지만 대출금리 하락(-1.9%포인트), 소득 증가(-2.1%포인트) 등이 DSR을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평균 소득은 3900만원, 원리금 상환액은 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회복이 지연되면 가계빚 부실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만약 3분기 수준의 가계부채와 소득 증가세가 1년간 지속될 경우 DSR은 35.7%에서 38.1%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소득대비 빚 부담 정도가 큰 DSR 70% 초과 차주가 전체 부채의 40.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원리금상환유예 등으로 부실위험이 이연되고 있는데다 연체율이 높은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엄격한 거시건전성 정책기조를 일관되기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부채는 1332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했다.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도 110.1%를 돌파했다. 가계와 기업부채의 합을 나타내는 민간신용의 GDP 대비 비율은 전년동기대비 16.6%포인트 급등한 211.2%를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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