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울려 퍼진 '구의역 김군' 어머니 통곡…변창흠 "빚 졌다"

[서울=뉴시스] 최서진 기자 = 구의역 김군 관련 막말 등으로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반성하고 또 마음에 빚을 진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로 숨진 청년 노동자 김군 어머니의 육성이 담긴 파일을 공개했다.

김군 어머니는 녹음파일에서 "부모로서 지금 이 상황엔 할 수 있는 한 우리 아이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것밖에 없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다"며 울먹였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를 향해 "김군이 실수로 죽었나. 책임져야 할 사람 다 빠져나가고 김군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래서 김군 어머니가 산산조각나 죽은 우리 아이에게 다 뒤집어씌운다고 오열한 것"이라며 "당시의 후보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공기업 사장이었다. 우리 변 후보자가 역지사지해서 부모의 입장이었다면 용서가 되시겠나"라고 물었다.

변 후보자는 "다시 한번 고인,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그런 사과 갖고는 안 된다. 생명과 인권감수성이 박약하고, 또 차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절대 중요한 정책 결정 자리를 내줘선 안 된다"며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을 내건 정부에서는 더더욱 (장관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하는) 어머님, 아버님이 14일째 단식하고 있다. 내 자식이 죽으면서 남기고 간 과제가 모두의 일이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도 제정해서 한줄기 빛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지금 앉아있다"며 "국토부 장관으로서 안전대책을 말해보라"고 했다.

변 후보자는 "재난이나 재해 안전문제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잘못 설계되어 있거나, 미처 예방할 수 있는 예산이나 제도 또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제도화가 필요하고, 그 중 대표적인 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가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기업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모든 설계부터 계획, 또는 모든 과정을 책임지라는 의미"라며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고, 또 이 법이 추진되도록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