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자택대기 사실상 자가치료인데…"지침조차 없어 관리 비상"

기사등록 2020/12/12 06:00:00

10월부터 자가치료 법적근거 마련…정부, 불필요 판단

수도권 300~500명대 자택대기…유행 길면 더 늘어나

일각선 자가치료 논의 시작 주장…"국민 이해 도와야"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내원객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2.11.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내원객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자택대기자가 수도권에 300명대로 확인되면서 이들에게 적용할 지침 등 관리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택대기자는 자가치료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둘러 자가치료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 확인 결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자택대기 중인 확진자는 326명이다. 지난 9일에는 506명이 자택대기를 했다.

자택대기란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위해 병상·시설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13일부터 자가치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기준 자가치료 정부안에 대한 1차 검토도 완료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가치료를 현장에 적용하지는 않고 일시적으로 '대기'만 시킨 후 병상이나 시설로 확진자를 보내고 있다. 남아있는 병상과 시설 등 국내 의료자원을 고려했을 때 아직 자가치료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1차 유행땐 병상이 부족해 확진자가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지난 7일 국내 549명의 사망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망자 중 514명은 입원실에서 사망했고 27명은 응급실, 7명은 자택에서 숨졌다. 응급실과 자택에서 사망한 34명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는 의미다.

1차 유행과 달리 현재 자택대기자는 병상 부족보다는 배정에 대한 행정적 시간 소요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1일 "환자 수가 적으면 대기 시간이 단축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여러 군데로 배정을 해야 하고 원거리 배정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하루 정도 대기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증상·경증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서울 은평구, 노원구, 중구, 경기 광주, 안산, 성남, 인천, 이천, 고양, 용인, 인천 중구 등에 위치해 있다. 생활치료센터가 없거나 인근에 부족한 지자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 확진자에게 시설을 배정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

3차 유행으로 확진자는 연일 급증하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택대기가 필요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는 609.28명으로, 그 전주 477.28명보다 130여명 더 증가했다.

특히 3차 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은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456.0명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 지난 3일부터 9일째 하루 2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역시 지난 9일부터 3일 연속 신규 확진자 200명대를 나타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600~700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몇주 더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1주에 1000여명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다음주 정도면 병상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가치료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택대기자에게는 자가격리 지침이 적용 중이다. 단 접촉자와 달리 확진자는 가족 등에게 감염을 전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의 중요성이 다르다.

일각에서는 자택대기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가치료에 대한 지침 등을 사전에 공개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치료에 단점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자가치료를 해야 한다면 언제, 어느 수준에서 불가피하게 해야하는지도 미리 안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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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 자택대기 사실상 자가치료인데…"지침조차 없어 관리 비상"

기사등록 2020/12/12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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