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 사회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법의 공정함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판결이 많았다.

단순히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의 법 감정과 공고한 시스템으로서의 법 사이에 놓인 간극이 큰 것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누군가는 배고픔에 삶은 계란 몇 개를 훔쳤다가 1년이 넘는 징역형을 받는가 하면, 유력 인사의 딸은 신종 마약을 투약하고 소지하고 있다가 발각되었는데도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전 뉴욕남부지검 검사장 프릿 바라라는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에서 "정의는 포괄적이고 막연한 주제"라고 말하며 정의가 지닌 복잡다단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공정하고 그 과정을 책임진 자들의 태도가 공정하다고 여길 때, 그 결과도 정당하다고 믿는다는 점"이라고 덧붙인다.

 흔히 정의는 실현해야 할 뿐 아니라, 그 과정이 눈에 보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공정한 절차를 보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저자는 많은 사회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것이 늘 법의 실패나 사법절차의 실패에서 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법체계는 편협함, 그릇된 선입견, 편파적 태도, 사익으로 정의에 접근하는 사람들 때문에 곧잘 훼손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법 시스템과 법을 집행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이 지니는 한계를 꼬집어봄으로써, 정의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인지해야 할 사실이 무엇인가를 논리적으로 전한다.

이에 이 책은 단지 법만 다루지 않고 진정성, 리더십, 의사결정, 그리고 도덕적 논거를 다룬다. 이 모두가 정의의 의미와 본질에서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김선영 옮김, 428쪽, 흐름출판,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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