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7가구 11명이 전부인 가정마을, 이들은 영월군민이 아닌가

기사등록 2020/12/09 15:47:04

1년이면 10여차례 고립

'다리 놔달라' 청원, 경제논리상 불가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9일 오전 강원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 가정마을 주민이 마을 외부로 향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2020.12.09. una@newsis.com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9일 오전 강원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 가정마을 주민이 마을 외부로 향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2020.12.09. [email protected]

[영월=뉴시스]김유나 기자 = 비 피해 등으로 10여번은 고립돼야 한 해가 지나는 이들이 있다.

강원도 영월군 문산리 가정마을 주민 7가구 11명의 1년나기는 힘겹기만 하다.

가정마을 주민들의 유일한 이동 수단은 줄배다. 밧줄 하나에 의존하고 줄을 당겨 강을 건넌다. 큰비가 내리면 물살이 거세져 오갈 수 없어 한 해 최소 10번 이상은 고립된다.

지난 7월, 갑작스러운 큰비로 동강 수위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유일한 줄배를 띄울 수 없게 되자 바로 고립됐다.18일 간이어진 고립을 견디다 못해 119 구조대에 요청, 11명 중 7명이 마을을 탈출했다.

남은 주민 4명은 12일 간을 더해 한 달 동안 고립됐다. 총 30일 동안 발길이 묶여있던 이들에게 지원된 것은 쌀 10kg과 약품 1통이 전부다.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장마로 영월읍 문산리 가정마을이 고립된지 18일째 되던 지난 8월8일 119 구조대가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주민 제공) 2020.12.09. una@newsis.com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장마로 영월읍 문산리 가정마을이 고립된지 18일째 되던 지난 8월8일 119 구조대가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주민 제공) 2020.12.09. [email protected]

고립이 잦다보니 비상시를 대비해 물과 식료품 등을 준비하지만, 문제는 고령 기저질환자들의 병원 이송이다.

지난 9월 '영월 가정마을 다리 좀 놓아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375명의 동의로 끝이 난 이 청원은 고령의 주민들이 건너다닐 수 있는 작은 다리를 건설해달라는 게 골자다.

주민 A(58)씨의 딸 B씨는 "당뇨환자인 아버지에게 긴급한 일이 생겨도 병원 이송까지 긴 시간이 걸려 큰일이 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에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비가 오거나 강이 얼어 배가 뜨지 못할 때 당뇨약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민 C(79)씨는 팔 부상을 당하고 구조되기까지 2시간이 걸렸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9일 오전 주민이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2020.12.09. una@newsis.com
[영월=뉴시스] 김유나 기자 = 9일 오전 주민이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2020.12.09. [email protected]

하지만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도 영월군은 밧줄 보수만 지원할뿐 묵묵부답이다.

영월군 측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교각을 세우려면 최소 50억~100억 정도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가구 수 대비 예산이 나오지 않아 배편과 함께 산자락을 이용한 비상통로가 준비돼 있다"고 답했다.

 주민 D(58)씨는 그러나 "산길은 이미 30년 전에 없어졌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교가 아니라 사람 몇 명이 오고 갈 수 있는 작은 다리"라고 했다.

한편, 가정마을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진 정선에는 최근 다리 3개가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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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7가구 11명이 전부인 가정마을, 이들은 영월군민이 아닌가

기사등록 2020/12/09 15:47: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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