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오딧세이]2천만원 돌파한 비트코인…왜 다시 주목받나

기사등록 2020/11/22 09:47:56

코로나19 유동성+바이든 당선 기대감+美 페이팔 도입 등 영향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약 3년 만에 2000만원을 재돌파했다.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2017년부터 2018년 초까지 이어진 '코인 광풍' 시기의 가격 수준인 2000만원대까지 급등한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유동성이 더 풍부해지면서 화폐 가치 하락을 대체하는 자산으로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각국과 기업에서 암호화폐 활용과 적용을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강세장이 계속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 41분 203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8일 2000만원을 돌파한 후 닷새간 2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2000만원을 넘은 것은 국내에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8년 1월 14일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 추세를 보면 2017년 12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광풍이 불며 2000만원을 넘었고 2018년 1월에는 2500만원선을 뚫기도 했다. 이후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거품 논란이 커지면서 그해 12월에는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며 2000만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이렇게 비트코인은 올해 저점인 3월의 540만원과 견줘 4배 가까이 뛰면서 주식·채권·금·은 등 주요 자산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먼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돈 풀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이 유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상승을 피해갈 수 있는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것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향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 약세가 전망되고, 이와 함께 주식 양도소득세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자금이 암호화폐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출처: 빗썸)
(출처: 빗썸)
또한 바이든 경제팀에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가 적법한 보안 요건을 갖췄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와 상반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되는 대목이다.

금융권도 잇따라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전 세계 3억5000여만명이 이용하고 2600만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기업인 미국 페이팔은 내년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4종의 자산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용자가 페이팔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물건값을 내면 이를 법정화폐로 환전해 전송·결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화폐'처럼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페이팔은 또 연내 암호화폐를 사고팔고, 보유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씨티은행은 최근 기관 투자가들에게 '비트코인, 21세기의 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로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대안 자산으로 금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다며 장기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화폐는 아니지만 가치 저장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밖에 중국을 위시로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법정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검토 추진하는 것도 암호화폐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2017년 때처럼 급락하는 식으로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코인 강세장이 내년 후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촉발된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 속에 화폐가치 하락,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기관투자자 진입이 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관련 서비스를 출시 중이고 주요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점차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17년의 광풍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고 판단했다.
 
단 암호화폐는 정부나 기관에 의해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 '초위험 자산'임에 따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주식조차 국내서 가격 변동폭이 하루 30%로 한정된 것과 달리 암호화폐는 24시간 동안 거래되며 철저히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한편 내년 10월부터는 비트코인으로 번 돈에 세금을 내야 한다.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로 연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면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2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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