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인권헌장 갈등…'성적지향·정체성' 조항 충돌

기사등록 2020/11/20 15:36:33

인권헌장 추진위, 지지 서명 전달 기자회견

"성별 정체성 관련 자기결정권 행사는 상식"

"일부 혐오세력, 시대착오적·저열한 반대"

학내 829개, 학외 시민·사회단체 94개 서명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헌장'과 관련, 20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인권헌장 지지 서명'을 전달하며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했다. 2020.1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헌장'과 관련, 20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인권헌장 지지 서명'을 전달하며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했다. 2020.1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헌장'과 관련,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인권헌장 지지 서명'을 전달하며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인권헌장은 서울대 내부에서 성폭력 등 인권침해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지난 2016년부터 제정 논의가 시작돼 올해 초 마련된 것인데, 이때부터 인권헌장 관련 학내 갈등이 계속돼 왔다.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학추위)는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성원 대다수가 인권규범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인권헌장이 매우 상식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혐오세력은 시대착오적이고 저열한 반대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들은 표현의 자유를 천박하게 오용해 혐오를 정당화하고자 하지만, 저들이 원하는 자유는 실상 '혐오할 자유'에 불과하며 오히려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들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의 상식이며, 이런 상식의 부정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것은 퇴보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담당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대학원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학추위와 연대하고 있는 대학원생 총학생회 측은 이날 대독 발언을 통해 "인권헌장의 명문화는 서울대가 대학원생 인권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대학원생과 교수를 포함해 서울대 구성원들이 학문 공동체에 필요한 공통된 인권의식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권 지침은 대학원생들이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인권문제들을 명시해 문제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대가 피해 대학원생의 권리를 보장하고 회복하기 위한 의무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헌장'과 관련, 20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인권헌장 지지 서명'을 전달하며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했다. 2020.1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권헌장'과 관련, 20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인권헌장 지지 서명'을 전달하며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했다. 2020.11.20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명백히 비합리적인 이유에 사로잡힌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가로막힌 일들은 안타깝다 못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학추위는 이번 인권헌장 지지서명에 학내 829개의 서명과 학외 시민·사회단체 94개의 서명이 담겼다고 밝혔다.

학추위에 따르면 인권헌장은 지난 몇 년간 교수 성폭력 및 갑질, 성소수자 혐오 등 인권침해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같은 현실을 타파하고자 2016년 '인권 가이드라인' 형태로 처음 제시돼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올해 1월 서울대 인권센터가 제출한 연구보고서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연구'(송지우 정치외교학부 교수)에서 인권헌장으로 정리됐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사진은 인권헌장에 반대하는 단체가 붙인 대자보.  2020.1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사진은 인권헌장에 반대하는 단체가 붙인 대자보.  2020.11.20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일부 서울대생들은 인권헌장의 제3조 차별금지와 평등권에 포함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과 인권헌장을 지지하는 측은 이른바 '대자보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인권헌장 일부 내용에 반대하는 학내 단체인 '자유와 인권을 위한 서울대인 모임'과 '진정한 인권을 위한 서울대인 연대' 등은 지난달 중순 인권헌장 관련 공청회에 참여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했고, 지난 12일에는 사회적 소수자를 공격하는 내용의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학추위는 주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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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인권헌장 갈등…'성적지향·정체성' 조항 충돌

기사등록 2020/11/20 15:36:3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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