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사망자, 백신과 관련 없다" 반박
백신 정쟁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승리했나?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브라질 당국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생물유한공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3상 임상시험을 중단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신을 둘러싼 브라질 정쟁에서 결국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인 안비사(Anvisa)는 이날 저녁께 홈페이지를 통해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코로나백(CoronaVac)' 3상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지난달 29일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사생활 보호 규정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이 발생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 심각한 부작용은 '입원 치료' '심각한 장애'에서 '사망'까지 이르는 수준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라질 매체들은 지난 9일 시노백 3상 시험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반면 시노백의 협력 기관인 부탄탕 연구소는 "백신은 사망자의 사망 원인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부탄탕 연구소의 디마스 코바스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비사의 결정은 매우 의아하다"며 "현재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1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자 발생과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중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부탄탕 연구소는 1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임상시험 내용과 사망자 발생 원인 등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당국의 시험 중단 결정은 백신을 둘러싼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의 정쟁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 출마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도리아 주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에 반발하며 적극적인 백신 도입에 앞장서 왔다. 당국에 반기를 들고 기자회견에 나선 부탄당 연구소 역시 상파울루주 정부의 산하 기관이다.
도리아 주지사는 지난 10월 보건부의 입장과 관계없이 시노백과 백신 4600만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12월 중 시노백으로부터 600만개의 백신을 받고 부탄탕 연구소에서 나머지 4000만개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발표에 다른 지역 주지사들도 자체 예산으로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일제히 나섰다.
도리아 주지사의 입지가 넓어지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시노백 백신 후보 물질의 안정성과 효능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며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도리아 주지사가 백신으로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도 나왔다.
한편 상파울루주 정부는 이날 "안비사가 아닌 언론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듣게 돼 유감이다"며 "부탄탕 연구소와 함께 임상시험 중단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오후 4시(한국시간) 기준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567만5766명으로 하루 만에 1만1651명이 더 늘었다.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 수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 수는 16만2638명으로 미국(24만4449명) 다음인 세계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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