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수색 이틀간 따돌린 귀순자…고성 험준한 지형 영향도

기사등록 2020/11/04 18:29:33

2012년 10월 이른바 '노크 귀순' 사례 연상

가을 낙엽 떨어지기 전에 시야 확보 어려워

합참 관계자 "노크 귀순과는 다르다" 항변

"지형 가팔라 빠르게 현장 도착이 제한돼"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3일 강원도 고성 GP에서 지난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GP의 내부가 공개되고 있다. 북한군 GP와의 거리가 소총 사거리 이내인 580m에 불과한 고성 GP는 군사적, 역사적 가치를 고려, 통일역사유물로 선정돼 원형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 2019.02.14. photo@newsis.com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3일 강원도 고성 GP에서 지난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GP의 내부가 공개되고 있다. 북한군 GP와의 거리가 소총 사거리 이내인 580m에 불과한 고성 GP는 군사적, 역사적 가치를 고려, 통일역사유물로 선정돼 원형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 2019.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강원도 고성군에서 4일 귀순 사례가 또 발생했다. 이번 사안은 2012년 발생한 이른바 '노크 귀순'과 세부 정황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우리 군이 귀순자를 포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민간인 남성 1명이 4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남강 인근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구역에서 군에 검거된 뒤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2일 군사분계선에서 포착된 뒤 자취를 감췄다가 3일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있는 일반전초(GOP)의 철책까지 넘었다.

이 때문에 군의 감시 태세가 엉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데다가, 철책을 넘은 뒤에도 신속하게 검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

이 사건이 2012년 발생한 노크 귀순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크 귀순은 2012년 10월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고성군에 있는 육군 22사단 GOP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사건이다. 당시에도 해당 병사는 별다른 제지 없이 철책을 넘었고 이 때문에 경계 작전 실패라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3일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강원도 고성 GP에서 북한군 초소가 관측되고 있다. 2019.02.14. photo@newsis.com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3일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강원도 고성 GP에서 북한군 초소가 관측되고 있다. 2019.02.14. [email protected]
이 같은 지적에 군은 노크 귀순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GOP 철책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지만, 수색 과정에는 하자가 없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노크 귀순과 이번 건이 유사한 상황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분명히 아니다"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어 "노크 귀순은 철책을 넘을 때도 인지 못 했고 GOP 종심 이남까지 내려와서 민가에 들어갔다가 주민 신고로 식별됐다"며 "이번 건은 관측 불가 상황이 있긴 했지만 다양한 우발 상황에 대비해 작전 병력을 보강하고 정보감시형태를 유지하고 기동 TOD(열영상장치)를 운용하는 등 작전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군은 고성군이 위치한 동부전선의 경우 지형상 특성 탓에 귀순자 검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를13일 국방부가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한민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고성 GP는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설치된 곳으로 북한 GP와의 거리가 580m 밖에 되지않아 남북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던 곳이다. 2019.02.14. photo@newsis.com
【고성(강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를13일 국방부가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한민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고성 GP는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설치된 곳으로 북한 GP와의 거리가 580m 밖에 되지않아 남북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던 곳이다. 2019.02.14. [email protected]
합참 관계자는 "철책 전방에서 무조건 발견해서 적이든 귀순자든 잡아야한다 생각할 수 있지만 녹음이 우거진 지역을 감시장비로 봐도 사실 잘 안 보인다"며 "게다가 지금 전방 전선 지역에 아직 낙엽이 떨어진 상태가 아니다. 지형적인 특성 등 작전 환경 때문에 전방부터 보는 것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부지역은 원거리에서 관측할 수 있지만 동부지역은 소초에서 초동조치조가 출동해도 지형이 가팔라서 서부지역만큼 빠르게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제한된다"며 "그래서 월책 관측 후 GOP 종심 차단 작전을 전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귀순자가 발견된 지점은 남강이라는 하천 인근 지역인데 그쪽까지 수색조가 나가면 적에 노출될 수 있어서 접근할 수 없다"며 "야간에는 미확인 지뢰지대도 있고 우리 병력끼리 오인할 수 있어서 일단 차단 봉쇄한 상황에서 날이 밝은 뒤 인력을 운용해서 조기에 잡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軍 수색 이틀간 따돌린 귀순자…고성 험준한 지형 영향도

기사등록 2020/11/04 18:29:3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