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의 소득분포, U자 형태를 보이고 있어"
월 소득 500만원 초과자 생·손보 각각 21.1%, 20.1%
월 소득 100만원 미만도 생·손보 각각 26.4%, 26.2%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보험설계사의 소득분포가 높은 양극화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고에 의존한 보험가입 권유 문화 탈피와 함께 보험사가 설계사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과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성과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설계사의 소득분포는 'U자 형태'를 그리고 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의 월 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500만원 초과자는 각각 21.1%, 20.1%로 나타났으며 100만원 미만도 각각 26.4%, 26.2%로 집계됐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설계사 소득 양극화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추세이나 여전히 고소득 설계사인력 대비 저소득 설계사 인력 비중이 높다"며 "보험설계사가 타 직업군과 달리 저소득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보험회사가 설계사의 성과에 따라 모집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임에 따라 양 당사자 간 위촉계약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계사 소득 양극화와 소득수준 정체의 원인으로 높은 지인영업에 대한 의존도를 꼽았다. 지난 2018년 생명보험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계사를 통한 보험가입 시 소비자와 계약체결 담당설계사와의 관계는 '친척과 친구 등 지인'이 40.1%로 가장 많았고 '소개를 통한 관계'가 33.2%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연고위주 영업방식은 지속 가능한 소득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설계사의 근속기간별 평균소득은 보험회사에 신규로 등록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감소하다가 12개월이 경과하면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지인 위주의 영업방식은 판매실적이 초기에 집중돼 시간이 지나면 점차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며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단계가 되면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데 대다수의 설계사는 탈락하기도 한다"고 해석했다.
설계사 인력의 고연령화도 소득 수준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기준 설계사 조직의 평균연령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49.9세, 47.1세로 지난 10년 사이 각각 6.2세, 3.6세가 증가했다. 이같은 고연령화는 상대적으로 보험가입여력이 많은 고연령층 접촉에는 유리하나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영업관행이 지속된다면 저소득 설계사가 대규모 양산돼 자발적 인력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고에 의존한 보험가입 권유보다는 위험보장에 대한 주의 환기로 소비자의 자발적인 보험가입 문화 확산 시 보험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계약유지율 제고 효과 등을 거둘 수 있다"며 "보험회사는 설계사 교육과 훈련을 통해 영업력을 향상시키고 면밀한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구축한 DB를 설계사 영업과 연계해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영업지원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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