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악화로 뉴욕 IPO 보류 대신..."시가총액 600억$ 이상 기대"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사 디디추싱(滴滴出行)은 내년 홍콩 증시에 상장할 생각이라고 홍콩경제일보, 자유시보(自由時報) 등이 20일 보도했다.
매체는 관련 사정에 밝힌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디디추싱이 애초 뉴욕 시장에서 신규 주식공모(IPO)를 하려던 방침을 보류하고 먼저 2021년 홍콩 증시에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디디추싱은 미중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홍콩보안법, 인권문제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점을 감안해 해외 상장계획을 변경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인터넷 서비스사 텅쉰(騰訊 텐센트) HD,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SBG) 등이 출자한 디디추싱은 홍콩에서 IPO를 준비하기 위해 이미 복수의 유력 투자은행과 예비협의에 들어갔다고 한다.
디디추싱은 2021년 전반에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며 시가총액을 600억 달러(약 68조4300억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만 디디추싱은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디디추싱은 2012년 베이징에서 설립했으며 그간 급성장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올해 4~6월 분기 이래 견조한 실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장기 투자가는 자금을 회수하려는 의향을 표명하면서 홍콩 증시 상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매체는 디디추싱이 IPO에 앞서 시가총액을 높일 목적으로 한 차례 자금조달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외시장에서 디디추싱은 2017년 기록한 시가총액 560억 달러를 상당히 하회하는 수준으로 일부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디디추싱은 경쟁사인 우버와 리프트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점 등을 고려해 지난 수년간 뉴욕 증시에서 IPO를 준비했다.
그러나 미중대립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와 틱톡 등 중국기업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가함에 따라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 일단 홍콩 증시를 겨냥하기로 했다.
디디추싱은 홍콩 IPO 예정에 관한 문의에 "확정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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