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텃밭 플로리다 노인층에 이변, "바이든 지지"

기사등록 2020/10/11 11:55:48

이번 선거유권자 4명중 1명이 65세 이상

트럼프 시멘트지지층 부자노인들도 등돌려

[잭슨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9.25.
[잭슨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9.25.
[더 빌리지스(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플로리다의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유한 은퇴자들의 지역인 '더 빌리지스'( The Villages)에서 10일 오후(현지시간) 성조기와 꽃으로 장식한 골프 카트들을 몰고 일단의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아름다운 저택들과 고급 상점들,  갖가지 오락시설들이 갖춰진 광대한 이 단지는 "플로리다에서 가장 친절한 고향마을 (Florida's Friendliest Hometown)이라고 주민들 스스로 이름을 붙일 만큼 유명한 부촌이다.

주민 새라 브랜스컴(60)은 하나 둘씩 모여든 주민들의 골프 카트와 고급차의 대열에 앞장서서 풍선과 애국적인 그림을 단 차량 행렬을 이끌며 경적과 함성으로 이 날 행사를 주도했다.  그러면서 엄지척을 해보이며 외쳤다.  " 바이든 파이팅!" ( Go Biden!)

"이런 행사는 우리를 다시 젊음과 활기에 넘치게 하고 다음 달 선거에서 승리할 것을 확신하게 해준다.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고 이 60세 여성은 말했다.

이런 외침이 '더 빌리지'에서 나오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선거본부에는 정말 실망스러운 소식일 것이 틀럼없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대체로 노인층의 지지가 트럼프를 백악관에 진입시킨 원동력이었다.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65세 이상 유권자의 지지를 민주담보다 9%나  더 얻었다.  이번 선거본부 역시  이들이 재선 승리를 굳혀 줄 확실한 지지층이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노인층은 지금도 전체 유권자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퓨 리서치 통계로는 전국적으로 유권자 4명 가운데 1명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이 비율은 1970년 이래 가장 높은 신기록이다.

하지만 노인층 유권자들이 행동에 나섰다는 경고가 이미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여전히 나이든 유권자 층에 더 확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재선본부 내부에서도 최근 조사 결과 지지층 이탈이 관찰되고 있다고 선거참모들은 말한다.  일부 여론조사도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와 비슷하거나 일부 더 앞선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노인유권자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경각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봄 코로나19 일일 브리핑 당시부터이며 , 트럼프의 발언과 태도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위기 대응에 부적절해서 신뢰심을 갖기 어려웠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는 노인층의 인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 '법과 질서'라는 주제를 특별히 강조하고 민주당이 교외 부유층 주민들을 소외시키려 한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약물 개발정책을 강조하고 플로리다주에 앞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메인주를 비롯한 각지를 직접 방문하고 현지에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최근 대통령이 직접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새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라 상당부분 무산되었다.  74세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도 지키지 못했는데 어떻게 훨씬 더 취약한 조건에 놓여있는 수 많은 노인인구를 보호할 수 있을지 불신의 기류가 떠올랐다.

그렇게 심한 이탈 지역 가운데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이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대선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경합이 심한 지역으로 명성이 있으며,  트럼프가 가장 믿었던 노인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약간의 지지층 이탈만으로도 트럼프를 재선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평균 연령 66세의 '더 빌리지스'는 황금빛 은퇴생활의 아메리컨 드림위에서 건설된 은퇴자 거주단지이다.  이 곳 웹사이트에는 "우리는 당신의 평생의 스토리의 새로운 다음 장을 쓸 수 있는 배경을 갖추어 놓았다"는 광고문구가 들어있다.

은퇴자들은 이 곳에서 골프,  마크트웨인 세미나,  찬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마을 광장을 즐길 수 있고 언제나 각종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준비도 되어 있다.

 정치적으로는 철저한 보수지역으로 공화당 출마자라면 반드시 들어와서 유세를 펼쳐야 하는 필수 코스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다음 주 말 이 곳 유세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되었다. 7일부터 이곳에 집결한 약 500여대의 골프 카트는 마을의 시 브리즈 리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지역 선관위 사무실까지 차량 행렬을 벌였고 ,  주민들이 조기 투표에서 바이든을 지지하는 한 표를 던졌다.

이 골프차가 주차장에 마련된 밀봉된 투표함을 지나면서 투표를 하는 동안  옆의 인도에서는 수십명의 주민들이 박수를 치면서 이를 환영했다.

서서히 움직이는 네 바퀴  골프 카트 처럼 이곳 은퇴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세는 중요한 변화의 지표이기도 하다.  플로리다주의 등록된 유권자수의 29%는 65세 이상이며 10월1일 기준으로 공화당이 43%,  민주당이 37%,  무당층이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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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10/11 11:55: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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