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알뜰폰 써!"…티브로드, 직원에 재고 강매하다 적발

기사등록 2020/10/11 12:00:00

최종수정 2020/10/11 17:01:24

SKB 합병 전 대리점 갑질 적발…과징금 3억5천

대리점에 '재고' 중국 알뜰폰 564대 교체 강요

2016→2017년 수수료 20% 일방적으로 줄이고

인터넷·디지털 방송 약정 대리점에 떠넘기기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티브로드 규탄 시민 사회 단체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6.03.0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티브로드 규탄 시민 사회 단체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6.03.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에 흡수 합병된 티브로드가 과거 대리점 현장 직원 등에게 자사 알뜰폰 재고를 떠넘긴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11일 "SK브로드밴드와 브로드밴드노원방송의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대리점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시정(행위 금지·통지) 명령과 과징금 총 3억5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당시 티브로드(현 SK브로드밴드)는 ▲업무용 단말기를 자사 알뜰폰 재고 상품으로 교체하도록 강제했고 ▲계약 기간 중 수수료 지급 기준을 대리점에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바꿨으며 ▲기존 대리점이 쓰던 인터넷·디지털 방송 서비스 상품을 신규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떠넘긴 뒤 계속 사용하도록 강요했다.

이는 각각 구매 강제, 불이익 제공,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로, 공정거래법·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다. 단, 이런 사건이 벌어진 당시 이 회사는 SK그룹 계열사가 아닌 태광그룹 산하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지난 2013년 8월 대리점 현장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총 564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에게 잘 팔리지 않아 악성 재고가 된 중국 중싱통신(ZTE)사의 '미'(ME) 스마트폰을 소진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리점에 교체 실적표를 배포하고, 사업부장회의 등을 통해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바꾸도록 압박했다. 결국 대리점은 ZTE 스마트폰 총 535대를 구매했다.

그 결과 성능이 더 뛰어나거나 조건이 더 좋은 다른 단말기와 이동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 박탈됐다. 또 대리점은 현장 직원이 ZTE 스마트폰 이용 불편을 이유로 다른 단말기를 쓸 경우 통신비 지원금을 지급했고, 약정 기간 중 해지(194대)한 경우 위약금을 직접 부담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

당시 티브로드는 수수료 기준도 일방적으로 바꿨다. 2016년 1월 수립한 기준 변경안은 대리점에 20%가량의 수수료를 덜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내부적으로 "수수료 지급 제도를 바꾸면 4개 대리점은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문건을 작성했으면서도, 기준 변경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그 결과 총 26곳의 대리점 중 20곳의 2017년 수수료가 2016년 대비 대폭(총 18억3700만원) 감소했다.

또한 2014년 8월 이전 대리점주가 보유했던 인터넷 35회선·디지털 방송 30회선을 신규 대리점 명의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이는 새 대리점이 동의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여러 차례 명의 변경을 요구하고, 서비스 해지를 요청했지만 티브로드는 이를 묵살했다. 또 기존 계약 기간인 2017년 2월까지 계속 보유할 것을 강요했다.

그 결과 신규 대리점은 영업 활동에 필요하지도 않고, 직접 쓰지도 않는 상품을 이용하며 2년6개월 동안 총 1576만5000원을 내야 했다.

티브로드는 대리점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총체적으로 저지른 것이다. 이 사건은 공정위가 지방 사무소에 접수된 총 6건의 신고 사건을 본부로 이관해 한꺼번에 처리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처는 구매 의사가 없는 상품의 밀어내기, 일방적인 수수료 감액, 자신의 실적 유지를 위한 비용 부담 강요 등 대리점 분야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각종 법 위반 행위를 통째로 시정한 것"이라면서 "유료 방송 시장 공급 업체가 대리점에 행하는 불공정 행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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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알뜰폰 써!"…티브로드, 직원에 재고 강매하다 적발

기사등록 2020/10/11 12:00:00 최초수정 2020/10/11 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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