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의원, 기재부 국감 중 "전세 구했느냐" 질의
현 거주 마포구 집주인 실거주 이유 계약갱신 거부
새 전셋집 구해야 할 처지…전셋값 시세 2억 올라
홍 부총리 "전세가격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
[세종=뉴시스] 오종택 강세훈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의 영향으로 전국에 불고 있는 '전세 파동'의 당사자가 됐다고 알려진 가운데 아직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부총리는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에 이사한다는데 전세를 구했느냐"라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못 구했다"고 답했다.
"전 국민이 장관이 전셋집을 구할지 관심이 가 있다"고 운을 뗀 윤 의원은 "마포구 염리동에 매물이 3개밖에 없고 가격은 1년 동안 2억5000만원 올랐다던데 잘되길 바란다"며 덕담 아닌 덕담을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한 나라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수장이 경제적 약자를 위해 정책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부메랑이 돼서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하고 부총리에게도 갔다"며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겸손하게 만드는 현상으로 임대차법은 공감하면서도 신중해야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 전셋집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관보에 따르면 홍 부총리 가족은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마포자이3차 아파트 전용면적 84.86㎡(34평)에 전세로 살고 있다.
지난 1월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당시 전세 보증금은 6억3000만원이었다. 홍 부총리는 개정 임대차법에 따라 추가로 2년 더 전세를 살 수 있지만 이 법에는 집주인 및 직계 존속이 실거주할 경우 세입자는 집을 비워주도록 돼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힘에 따라 홍 부총리는 전세계약을 연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 홍 부총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같은 평형 전세가격은 8억3000~8억5000만원이다. 1년 반 전 전세 계약을 맺었을 때 보다 2억원 넘게 뛴 것으로 새로운 전셋집을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됐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홍 부총리는 최근 전세난에 대해 "전세 같은 경우는 임대차3법에 의해서 상당분의 많은 전세물량은 이번에 계약갱신청구에 의해서 대개 연장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매물도 적고 임대차3법을 피해가기 위해 과도하게 전셋값을 올리는 것 때문에 전세가격이 올라있는 상황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임대차3법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까지 전세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추가 대책을 계속 강구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