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접근이 어렵거나 기능 개선 필요해"
'에듀넷' 가입에 불편…"서책과 별 차이 없어"
내용 오류도…홍콩 사진 실어둔 채 "인천시"
교육부 내년 관련 사업에 486억원 추가 투입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최근 13년간 577억원을 쏟아부어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했지만 정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필수가 된 지금은 외면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매번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기존 서책형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차별성 있는 콘텐츠도 없어서 디지털 교과서를 쓸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COVID-19(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개학에 따른 초·중·고등학교 원격수업 운영 실태 및 개선 방향 탐색' 연구보고서를 받아 확인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평가원이 연구를 위해 초·중·고등학교 교사 1879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1229명(65.4%)이 원격수업 중에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교사 1879명 중 1414명(75.3%)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자료를 갖고 원격수업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1순위로 꼽혔다.
원격수업을 지원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 탑재 자료는 734명(39.1%),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위두랑 자료는 272명(14.5%)이 썼다. 시도교육청 제공 자료를 썼다는 교사는 124명(6.6%)에 그쳤다.
교육부는 지난 2007년부터 실감형 콘텐츠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해 학생들에게 보다 생동감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국·검정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보급해 왔다. 올해 8월 현재 초등학교 3~6학년, 중학교 1~3학년 사회·과학·영어와 고등학교 영어 교과 등 134종이 개발돼 있다.
디지털 교과서에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는 없는 용어사전,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 평가문항, 보충·심화학습 내용과 같은 기능이 추가돼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같은 콘텐츠도 함께 개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최소 577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됐다.
하지만 평가원 실태조사 결과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현실적으로 쓸 수 없거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사는 물론 학생도 KERIS 에듀넷에 가입해야 디지털 교과서를 쓸 수 있는데, 매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먹는 학생이 나와 혼선을 빚는 식이다.
교사들은 학습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링크하는 것, 학생이 필기를 하면 교사가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미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매번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기존 서책형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차별성 있는 콘텐츠도 없어서 디지털 교과서를 쓸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COVID-19(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개학에 따른 초·중·고등학교 원격수업 운영 실태 및 개선 방향 탐색' 연구보고서를 받아 확인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평가원이 연구를 위해 초·중·고등학교 교사 1879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1229명(65.4%)이 원격수업 중에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교사 1879명 중 1414명(75.3%)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자료를 갖고 원격수업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1순위로 꼽혔다.
원격수업을 지원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 탑재 자료는 734명(39.1%),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위두랑 자료는 272명(14.5%)이 썼다. 시도교육청 제공 자료를 썼다는 교사는 124명(6.6%)에 그쳤다.
교육부는 지난 2007년부터 실감형 콘텐츠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해 학생들에게 보다 생동감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국·검정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보급해 왔다. 올해 8월 현재 초등학교 3~6학년, 중학교 1~3학년 사회·과학·영어와 고등학교 영어 교과 등 134종이 개발돼 있다.
디지털 교과서에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는 없는 용어사전,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 평가문항, 보충·심화학습 내용과 같은 기능이 추가돼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같은 콘텐츠도 함께 개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최소 577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됐다.
하지만 평가원 실태조사 결과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현실적으로 쓸 수 없거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사는 물론 학생도 KERIS 에듀넷에 가입해야 디지털 교과서를 쓸 수 있는데, 매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먹는 학생이 나와 혼선을 빚는 식이다.
교사들은 학습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링크하는 것, 학생이 필기를 하면 교사가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미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 경희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희윤 교사는 "서책형 교과서를 PDF 파일로 옮긴 'e북'과 디지털교과서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며 "회원 가입만 10분이 걸린다거나, 학생들이 답을 써서 올릴 때 오류가 나 수업 진도를 나가는 흐름이 너무 자주 끊긴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 교사는 "회원 가입부터 설치까지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 접근성이 좋아야 학교 현장에서 실용성이 있다"며 "좋고 많은 양의 자료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교사와 학생의 소통 및 협업 과정을 활동 과제로 올리는 게 복잡하지 않게 구현된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능뿐만 아니라 내용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교 사회 4학년 국정교과서에서는 제주를 소개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이 아닌 섭지코지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잘못 소개했다. 인천광역시를 소개하면서는 홍콩의 전경을 사진으로 실어 논란이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적을 받고 집필진과 협의해 섭지코지, 인천시 사진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해 수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집필진이 검토 뒤 수정 요청을 해 오면 심의, 검수를 거쳐 KERIS에 신청해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교육부는 내년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시범사업'에 486억6400만원을 배정했다. 선도학교 400개교를 지정해 디지털 교과서, e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태블릿PC 등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는 교사들이 많고, 서책 교과서와 차별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으로 서책 교과서와 차별성을 갖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3월1일부터 5월10일까지 디지털 교과서를 내려받은 횟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배 늘었고, 교사 접속 횟수도 5.9배 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되고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교육이 활성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동용 의원은 "지금까지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제대로 된 학습효과 검증도 없었고, 정책 또한 디지털 환경 변화나 현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미래 교육환경을 고려했을 때, 디지털 교과서는 앞으로 교육의 전환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수준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철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최 교사는 "회원 가입부터 설치까지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 접근성이 좋아야 학교 현장에서 실용성이 있다"며 "좋고 많은 양의 자료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교사와 학생의 소통 및 협업 과정을 활동 과제로 올리는 게 복잡하지 않게 구현된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능뿐만 아니라 내용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교 사회 4학년 국정교과서에서는 제주를 소개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이 아닌 섭지코지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잘못 소개했다. 인천광역시를 소개하면서는 홍콩의 전경을 사진으로 실어 논란이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적을 받고 집필진과 협의해 섭지코지, 인천시 사진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해 수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집필진이 검토 뒤 수정 요청을 해 오면 심의, 검수를 거쳐 KERIS에 신청해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교육부는 내년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시범사업'에 486억6400만원을 배정했다. 선도학교 400개교를 지정해 디지털 교과서, e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태블릿PC 등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는 교사들이 많고, 서책 교과서와 차별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으로 서책 교과서와 차별성을 갖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3월1일부터 5월10일까지 디지털 교과서를 내려받은 횟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배 늘었고, 교사 접속 횟수도 5.9배 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되고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교육이 활성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동용 의원은 "지금까지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제대로 된 학습효과 검증도 없었고, 정책 또한 디지털 환경 변화나 현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미래 교육환경을 고려했을 때, 디지털 교과서는 앞으로 교육의 전환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수준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철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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