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 한반도 영향은…물 건너간 '10월 서프라이즈'(종합)

기사등록 2020/10/02 19:39:52

폼페이오 "아시아 순방 일정 재검토…결정 안 돼"

10월 북미 회동 등 서프라이즈 기대 어려울 듯

이미 선거운동 차질…대북 관련 행보 여력 없어

文대통령 종전선언 등 북미 개선 노력에도 악재

[덜루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미네소타주 덜루스 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유세연설을 하고서 선거용 모자를 손수 던져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선거유세에 동행한 측근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코로나19에 걸린 후 받은 검사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2일 양성반응을 보였다. 2020.10.02
[덜루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미네소타주 덜루스 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유세연설을 하고서 선거용 모자를 손수 던져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선거유세에 동행한 측근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코로나19에 걸린 후 받은 검사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2일 양성반응을 보였다. 2020.10.02
[서울=뉴시스] 이국현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다음 주로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한은 물론 향후 한반도 문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 재검토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됐던 미 대선 전 북미 접촉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나와 영부인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즉시 격리하고 회복 절차에 들어간다. 우리는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는 백악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상황은 현재로선 좋다"며 "대통령이 회복 기간 혼란 없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8일 아시아 순방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7일에는 몽골, 7~8일에는 한국을 방문하고 미국 워싱턴D.C.로 돌아가는 일정을 계획했다. 한국 방문에서는 오는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미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글로벌 문제 등을 논의키로 했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아시아 순방에 대해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확산 예방 차원에서 순방 여부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마=AP/뉴시스] 이탈리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주교황청 미국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북한 등을 거론하며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라크와 북한, 쿠바에 있는 형제·자매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의무가 있다"고 했다. 2020.10.1.
[로마=AP/뉴시스] 이탈리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주교황청 미국대사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북한 등을 거론하며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라크와 북한, 쿠바에 있는 형제·자매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의무가 있다"고 했다. 2020.10.1.
폼페이오 장관은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하기 20분 전 자신과 아내와 비행기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지난달 15일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7일부터 그리스, 이탈리아, 교황청, 크로아티아를 방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취소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된 게 미국 시간으로 밤이기 때문에 (미측의 입장을)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모든 것을 중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여부를 넘어 북미 대화 재개 등 한반도 문제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사다. 그간 미 조야에서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외교가에서는 현실적으로 10월 서프라이즈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처음부터 우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으며 기대는 완전히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을 33일 앞두고 선거 운동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남은 기간 북한 문제에 관심을 쏟아 대선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관련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2020.10.02. dadazon@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관련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2020.10.02. [email protected]
종전선언을 띄우며 남북, 북미 관계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를 놓고 김현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하며 미국의 지지와 이해를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도훈 본부장은 귀국 후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과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냐는 질문에 "앞으로 계속 더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비핵화 상응 조치가 없는 종전선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핵 등 대북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한미 간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에 대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할 의향을 갖고 있다"면서도 "북한은 기회의 창이 열려있는 지금 관여에 나서야 하며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도발을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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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 한반도 영향은…물 건너간 '10월 서프라이즈'(종합)

기사등록 2020/10/02 19:39: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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