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여성이 구두닦아?" 코로나19 속 성공한 청년창업

기사등록 2020/10/03 05:01:00

울산 중구 슈케어샵 운영 20대 한경민씨

"거들떠 보지 않는 분야, 5년만에 스스로 개척"

"구두 수선도 이젠 패션, 서울서도 손님 찾아"

"소자본 창업이 장점, 경쟁력 갖추면 시장 넓어"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서 슈케어샵 '수선화'를 운영 중인 한경민씨. 2020.10.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서 슈케어샵 '수선화'를 운영 중인 한경민씨. 2020.10.02.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젊은 여성분이 왜 구두닦이를 하세요?"

울산 중구에서 5년째 슈케어샵 '수선화'를 운영 중인 한경민(27)씨가 종종 듣는 말이다.

슈케어샵(ShoeCare)이란 신발 수선부터 세탁, 관리까지 전반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한씨는 단순히 컨테이너 형식의 구두방만 있었던 울산에 거의 처음으로 슈케어샵 문을 열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도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올 만큼 성공하며 '청년창업'에 희망이 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렵지만, 패션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면서 브랜드 신발 등을 수선하려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서울은 물론 제주도 등 타지역에서 택배로 신발수선을 맡기는 정도다"고 말했다.

한씨가 처음 신발수선을 택했던 이유는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을 찾던 중 횡단보도 옆에 있는 구두방이 눈에 띄었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행을 택했다.

한씨는 "수 천만원이 필요한 요식업 등 창업에 비해 구두방은 작은 공간과 기술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발수선을 특별히 배울 수 있는 학원 등이 없었기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 무작정 신발공장 문을 두드렸다"며 "길을 지나가다 보이는 구두방에도 들어가 이것저것 물어보며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서 슈케어샵 '수선화'를 운영 중인 한경민씨가 구두를 닦고 있다. 2020.10.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서 슈케어샵 '수선화'를 운영 중인 한경민씨가 구두를 닦고 있다. 2020.10.02. [email protected]

그러나 '구두닦이'라는 직업 인식 탓에 한씨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왜 여자가 힘든 일을 하느냐'. '그냥 구두닦이 아니냐' 등 이야기를 수시로 듣기도 했다.

한씨는 "직업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있었지만, 오히려 젊은 여성이 구두를 수선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기술적으로도 더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젊은 감각을 원하는 손님들은 일부러 찾아오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창업을 시작한지 5년 밖에 안됐지만, 코로나19 등 어려운 사회 환경 속에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패션으로 신발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수선도 하나의 기술력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신발수선 기술은 정형화 된 것이 아니고, 배울 수 있는 곳도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 슈케어샵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신발은 어떻게 수선하고,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춰 나갈 것"이라며 "또한 메이크업샵이나 네일아트샵 처럼 슈케어샵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 위치한 슈케어샵 '수선화. 2020.10.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중구에 위치한 슈케어샵 '수선화. 2020.10.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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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여성이 구두닦아?" 코로나19 속 성공한 청년창업

기사등록 2020/10/03 05: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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