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기관 매도세에 약세…공모가 밑돌기도
'매출 0'이지만 성장성 기대어 매입한 개미들
'제2의 카카오게임즈'?…"기업분석 병행해야"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쏘아올린 공모주를 향한 투자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상장과 동시에 기관들이 대거 매도하면서 심지어 공모가를 밑돌기도 하는 만큼 '묻지마 청약'에 임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함이 요구될 때다.
핌스(347770)는 코스닥 상장 첫날인 18일 오전 11시45분께 1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1만9000원)보다 10.52% 높은 2만1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지만, 이후 7.86% 하락세다.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청약 흥행에 성공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 상장한 공모주들은 줄줄이 약세다. '제2의 카카오게임즈'를 기대하며 '묻지마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이오플로우(294090)은 앞서 공모가를 하회한 적도 있다. 이오플로우는 카카오게임즈가 하락 전환한 지난 14일 상장했는데, 상장 첫날 개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개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대거 매도하면서 결국 하락 마감했다. 다음날인 상장 2거래일 차에는 장중 1만8850원까지 떨어지는 등 공모가(1만9000원)를 밑돌았다
주목할 점은 이오플로우는 매출액이 0원이지만 성장성 특례로 상장했다는 점이다.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란 영업실적은 미미하더라도 기술력이나 성장성 등을 갖춘 기업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낙수효과로 인해 청약자금이 이오플로우에게 흘러갔다"며 "상장 후 코스닥벤처펀드를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에 이어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16일 상장한 압타머사이언스(291650)도 공모가(2만5000원)를 웃돌고는 있지만 하락세다. 전 거래일(2만7850원)보다 3.95% 하락한 2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첫날에도 개인이 대거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 외국계 등이 팔아치우면서 3.81% 하락 마감했다.
공모주 투자는 적은 돈으로도 앉아서 단기에 큰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후 '따상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틀연속 상한가)'을 기록하고 한때 공모가(2만4000원)의 271.2%인 8만9100원까지 올랐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1억원을 투자했다면 5주를 배정받아 이틀만에 약 2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게다가 개인마다 청약 조건이 까다로운 부동산과 달리 증권사 계좌만 만든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초기 투입비용도 부동산과 비교하면 소액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다. 공모주 청약이 끝난 뒤 배정받지 못한 증거금은 수일 내 돌려받기 때문에 자금 조달 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 청약 당시엔 원금 손실이 없다는 점도 여타 주식투자와 달리 진입장벽을 낮추는 부분이다.
투자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도 가능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저금리에 대출 이자부담도 줄어들자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빚까지 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모든 공모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닌 만큼 '묻지마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흥행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제대로된 실적이 없는데도 이 흐름에 기대어 상장하는 기업들이 상당하다"며 "기관들이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차익을 실현한 뒤 빠르게 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 전환한 경우가 다수 목격된다. 그 손실이 개인들에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기업분석 등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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