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저온·긴 장마·연이은 태풍 영향…출하물량 급감
불황에 가격 상승…농가·소비자 모두 울상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국내 최대의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 지역에서 추석을 앞두고 나주배 출하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농가들은 수확의 기쁨을 뒤로 한 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추석 차례상에 오를 필수 성수품이지만 코로나19 장기화가 몰고 온 불황에 작황 저조로 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가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이번 추석에 한해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려 약간의 기대감은 남아 있다.
13일 나주시와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APC) 등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에 출하될 나주배 물량은 전년 대비 약 40% 줄어든 1만4000t 내외로 추산했다.
출하량 감소는 올봄 개화기 저온으로 대규모 착과 불량 피해를 본데 이어 유례없는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낙과 피해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다.
작황 저조에서 비롯된 출하물량 감소는 결국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추석 차례상 성수품으로 가장 많이 출하되는 나주배 품종은 전체 배 과수 면적(1943㏊)의 83.6%(1624㏊)를 차지하는 대표 품종인 '신고배'다.
최근 신고배 공판장 도매가격은 15㎏ 기준 특품 한 상자가 지난해 대비 1만원 이상 오른 5만원 대를 상회해 소매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매인 A씨는 "신고배의 경우 오는 20일까지 공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 가격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7.5kg들이 신고배 상품 가격도 경매 가격이 매일 다르지만 지난해 대비 평균 20%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 노안면의 배 농가 강모(50)씨는 "추석 전에 신고배 판매를 위해 공판도 하고 자체적으로 택배 판매 노력을 병행하고 있지만 불황 탓인지 지난해 주문했던 고객들의 재주문은 끊긴 상태"라며 "여기에 배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달갑지만은 않다"고 하소연했다.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자 나주시도 '나주배 명절 선물 홍보'를 강화하고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판매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주배 농가는 지난해 기준 2192농가에 생산량은 4만7952t으로 전국 배 생산량의 23%를 점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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