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통신사 '진땀'

기사등록 2020/09/13 08:57:36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당정이 만 13세 이상 국민 일인당 통신비를 2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통신업계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통신비 2만원 지원책이 자칫 통신사 특혜 논란, 통신사 일부 부담 요구 등으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당정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만 13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2만원씩 지원한다는 4차 추가 경정예산 편성 계획을 발표했다. 만 13세 이상이면 전체 인구의 90%에 육박하는 약 4640만명이다. 총 지원 규모는 9000억원가량, 즉 1조원 가까이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통신비 부담이 늘자 이를 경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만약 이번 4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 통신비 2만원 지원책이 시행된다면 지원 방식은 통신사가 개인 통신비를 할인해주면, 통신사가 부담한 비용을 정부가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통신비 지원금 지급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정부의 공식 요청을 기다리며 발언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우선 통신비 요금을 일괄적으로 2만원씩 감면하고 추후 정부가 메꿔줄 경우 그 시차만큼 자금 조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요금을 감액하는 절차에서 생겨나는 이러한 다양한 추가 비용은 물론 각종 민원 발생 가능성 등도 고민거리다. 한마디로 통신사 입장에서 통신비 2만원 지원책은 손해나는 정책이다.

무엇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혈세 낭비라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통신사가 일정액을 부담하라는 주장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실제 야당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참여연대도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통신비를 지원한다면, 절반은 소득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거나 직접적인 피해업종 등에 정부가 예산으로 직접 집중지원하고 기간통신사업자인 이통사가 나머지 절반을 요금에서 직접 감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발표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비 2만원 지원책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고 오히려 손해라고 할 수 있다"며 "여야가 통신비 2만원 지원책을 두고 싸우고 있는데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구체적으로 결정이 나오면 따르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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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9/13 08:57:3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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