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민법 '자녀 징계' 없애고 '체벌 금지' 만들어야"

기사등록 2020/09/09 12:00:00

친권자 징계권 규정한 민법 제915조 삭제

아동학대 가해자, 법적 방어수단으로 사용

"아동학대 방지 촉진 효과 거둘 수 있어"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친권자에 의한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민법에 자녀에 대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문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9일 인권위는 친권자의 징계권을 규정한 민법 제915조를 삭제하고, 자녀에 대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문으로 규정하는 등의 방향으로 민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와 법무부장관에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훈육의 목적에 기인한 체벌이 아동학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시에 아동학대 가해자가 이를 학대행위에 대한 법적 방어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인권위 주장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7월31일 기준 민법 제915조 징계권 규정 삭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4건 발의됐으며, 법무부도 민법 제915조 삭제를 주요 골자로 하는 법률안을 마련했다.

이 중 일부 법률안은 징계권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필요한 훈육' 관련 규정을 신설하거나 체벌 금지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인권위 설명이다.

인권위는 "법 체계 측면에서 민법 제915조를 삭제할 경우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체벌을 금지하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관계법령과의 충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나아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령 정비 및 제도 개선을 촉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긍정적인 훈육은 반드시 법률로 규정해야 그 효력이 발생하는 권리이기 전에, 친권자로서 당연히 행사하거나 부담하는 권리이자 의무라고 봤다"며 "민법 제913조에서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가 있음'을 이미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필요한 훈육'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사회통념상 허용 가능한 수준의 친권 행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에 따라 민법 제915조에서 '필요한 징계' 문구를 삭제한다고 해서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추가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의견 표명을 토대로 향후 민법이 아동의 권리와 인권 보호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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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민법 '자녀 징계' 없애고 '체벌 금지' 만들어야"

기사등록 2020/09/09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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