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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갑자기 먹통…'허위 유포' 파문에 잠적?

기사등록 2020/09/08 19:54:16

8일 오후부터 접속 차단…사이트 '먹통'

무고한 시민들 신상정보 올리며 논란

억울함 호소한 고려대생, 갑자기 사망

죄없는 의대교수엔 'n번방 연루' 누명

경찰 "자료는 이미 확보…운영자 추적"

[서울=뉴시스] 흉악범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의 접속이 8일 오후 3시께부터 차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교도소는 개설 초기부터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범죄 혐의가 없는 무고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연이어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2020.09.08. (사진 =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시스] 흉악범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의 접속이 8일 오후 3시께부터 차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교도소는 개설 초기부터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범죄 혐의가 없는 무고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연이어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2020.09.08. (사진 =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흉악범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엉뚱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연이어 공개하면서 논란을 빚은 가운데, 8일 오후부터 이 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됐다. 일각에서 "사이트가 폐쇄되면 경찰 수사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이미 예전에 수사에 착수했고,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상태인 만큼 향후 수사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됐다. 개설 초기부터 디지털교도소는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범죄 혐의가 없는 무고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연이어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최근 이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공개된 한 고려대 재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디지털교도소를 향한 논란이 증폭됐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 7월 고려대 재학생 A(21)씨가 '지인 능욕'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텔레그램 캡쳐와 함께 그의 사진과 이름, 학과,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게시했다.

지인 능욕이란 지인의 사진과 신상정보 등을 올리고 음란한 문구를 덧붙이거나 합성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 본 A씨는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올리고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정확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후 A씨는 사망했고,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했지만 범죄 혐의점이 없어 변사 처리했다"고 전했다.

A씨 외에도 최근 억울하게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해자들은 더 있다.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아무런 죄 없이 억울하게 개인정보가 공개된 피해자 중 하나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 6월26일 채 교수가 성착취 텔레그램 채팅방인 'n번방'의 자료를 요구했다며 그의 사진,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게시했다.

[서울=뉴시스]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 캡쳐. 2020.09.05. (사진=디지털 교도소 갈무리)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 캡쳐. 2020.09.05. (사진=디지털 교도소 갈무리) [email protected]
채 교수는 디지털교도소 측에 이같은 내용이 사실무근임을 밝혔으나, 디지털교도소 측은 "인증받은 내용"이라며 신상정보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최근 "텔레그램에서 채팅을 한 인물은 채 교수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구경찰청은 채 교수가 사용 중인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계정 8개와 메시지 9만9962건, 브라우저 기록 5만3979건, 멀티미디어 8720건 전부에서 디지털교도소에 게재된 것과 같은 대화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엉뚱한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면서 디지털교도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사이트 운영자는 이날 디지털교도소 접속을 막아놨다. 운영 초기부터 익명으로 활동했던 이 운영자의 소재는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

디지털교도소의 접속 차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치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교도소 사이트가 먹통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경찰은 수사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사실은 확인했는데, 아직까지 운영자의 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운영자의 주장도 사실인지 아닌지 좀 더 수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특정된 피해자들도 있고 관련 자료들도 이미 확보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이트가 폐쇄된다고 해서 앞으로의 수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확보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운영자 추적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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