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배려·의지로 극복 가능하단 자신감 가져야"
전문가들 "당국도 심리적으로 지쳐있어 답답할 것"
심리방역 균열…감염병예방법·마스크 착용 위반↑
"취약계층 쉽게 일탈…장기화 건강한 사람도 영향"
"현실 어려움은 못 피해도…우울·불안감 극복해야"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7개월 넘게 이어지고,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방역당국은 심리방역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경기 지역을 시작으로 19일 수도권 전 지역, 23일 전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확대 시행되고, 급기야 30일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일상생활에 제한이 가해졌다. 그만큼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도 증가했지만, 피로감 또한 극심해지고 있다.
심리학·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4일 심리방역의 균열 조짐을 우려하면서도, 신체 방역만큼이나 심리방역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심리방역을 위해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과 그로 인한 우울감, 불안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관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이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중증 이상의 환자도 이달 들어 100명을 넘기면서 방역당국의 우려는 계속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 말미에 "우리는 이미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5~7월 수도권에서 통제한 경험이 있다. 개인이나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서로가 배려하고 의지해 왔다"며 "코로나19 극복에 마음을 모으고, 한 번 더 힘을 내서 이번 유행이 극복할 수 있기를, 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도 다음날인 3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수칙을 실천하지 못해 지적을 받게 된다면 주변 사람의 걱정과 비판을 수용하고 즉시 행동을 바꾸는 용기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과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단합과 비판 수용을 강조한 배경엔 우리 사회의 심리방역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국민도 코로나19에 지쳤지만, 방역당국도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민의 어려움을 당국도 모르지 않는데, 늘 염려된다고 요청할 수밖에 없어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방역당국은 긍정적인 언급보다는 '염려된다', '심각하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언급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당국도 사람이 모인 조직인 만큼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심리방역 균열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격리조치 위반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794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957명은 기소됐고, 746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5월26일 시행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385명이 수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198명이 기소됐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취 위반은) 대표적인 생활 속 방역수칙 위반 행위"라며 "혐의가 중한 사안은 강력팀에 배정하고, 형법과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적용해 적극 수사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에 마스크 미착용으로 신고되는 건수는 하루 평균 15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인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는 정신질환자거나 개인적 또는 성격적인 문제로 발생한 경우도 있겠다"면서도 "누구나 예민한 시기에 일반인이 일탈한 경우라면 심리방역이 무너지는 신호라고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덕인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탈 원인에 대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선 본인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면서 부정적인 요소를 배출해야 한다"면서도 "오랫동안 행동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만성화되고, 불안과 분노, 우울증이 늘어나면서 일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6일 서울·경기 지역을 시작으로 19일 수도권 전 지역, 23일 전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확대 시행되고, 급기야 30일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일상생활에 제한이 가해졌다. 그만큼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도 증가했지만, 피로감 또한 극심해지고 있다.
심리학·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4일 심리방역의 균열 조짐을 우려하면서도, 신체 방역만큼이나 심리방역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심리방역을 위해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과 그로 인한 우울감, 불안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관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이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중증 이상의 환자도 이달 들어 100명을 넘기면서 방역당국의 우려는 계속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 말미에 "우리는 이미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5~7월 수도권에서 통제한 경험이 있다. 개인이나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서로가 배려하고 의지해 왔다"며 "코로나19 극복에 마음을 모으고, 한 번 더 힘을 내서 이번 유행이 극복할 수 있기를, 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도 다음날인 3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수칙을 실천하지 못해 지적을 받게 된다면 주변 사람의 걱정과 비판을 수용하고 즉시 행동을 바꾸는 용기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과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단합과 비판 수용을 강조한 배경엔 우리 사회의 심리방역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국민도 코로나19에 지쳤지만, 방역당국도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민의 어려움을 당국도 모르지 않는데, 늘 염려된다고 요청할 수밖에 없어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방역당국은 긍정적인 언급보다는 '염려된다', '심각하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언급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당국도 사람이 모인 조직인 만큼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심리방역 균열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격리조치 위반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794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957명은 기소됐고, 746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5월26일 시행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385명이 수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198명이 기소됐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취 위반은) 대표적인 생활 속 방역수칙 위반 행위"라며 "혐의가 중한 사안은 강력팀에 배정하고, 형법과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적용해 적극 수사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에 마스크 미착용으로 신고되는 건수는 하루 평균 15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인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는 정신질환자거나 개인적 또는 성격적인 문제로 발생한 경우도 있겠다"면서도 "누구나 예민한 시기에 일반인이 일탈한 경우라면 심리방역이 무너지는 신호라고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덕인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탈 원인에 대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선 본인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면서 부정적인 요소를 배출해야 한다"면서도 "오랫동안 행동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만성화되고, 불안과 분노, 우울증이 늘어나면서 일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탈은 특히 취약계층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전염병처럼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전 교수는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 들고, 몸이 불편한 계층일수록 심리방역이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만성 스트레스로 결국엔 다들 지쳐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도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인 노인, 만성질환자, 장애인, 임산부부터 어려워진다"며 "실업자, 취업이 어려운 20대 청년들, 1~2년 지속되면서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40~50대 가장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우울감, 불안감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우울, 분노, 불안감을 조절하지 못하면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절망감에 휩싸이면 평상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조차 빠르게 포기하고, 비난 대상을 찾아 분노를 표출하는 등 '혐오'로 발전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실업, 경제적인 스트레스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첫번째 화살'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첫번째 화살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 불안감, 분노를 '두번째 화살'로 표현했다. 그는 "첫번째 화살을 피하지 못해도, 두번째 화살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주 이상 치료를 받거나 격리되면서 사회 활동이 중단된 사람들이 많다"며 "후유증으로 예전에 없던 증상도 생기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심리방역이 진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동귀 교수는 "불안하고 혼란을 느끼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면서도 "무력감에 이르기 전에 회복의 전기가 필요한데,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전 교수는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 들고, 몸이 불편한 계층일수록 심리방역이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만성 스트레스로 결국엔 다들 지쳐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도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인 노인, 만성질환자, 장애인, 임산부부터 어려워진다"며 "실업자, 취업이 어려운 20대 청년들, 1~2년 지속되면서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40~50대 가장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우울감, 불안감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우울, 분노, 불안감을 조절하지 못하면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절망감에 휩싸이면 평상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조차 빠르게 포기하고, 비난 대상을 찾아 분노를 표출하는 등 '혐오'로 발전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실업, 경제적인 스트레스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첫번째 화살'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첫번째 화살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 불안감, 분노를 '두번째 화살'로 표현했다. 그는 "첫번째 화살을 피하지 못해도, 두번째 화살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주 이상 치료를 받거나 격리되면서 사회 활동이 중단된 사람들이 많다"며 "후유증으로 예전에 없던 증상도 생기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심리방역이 진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동귀 교수는 "불안하고 혼란을 느끼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면서도 "무력감에 이르기 전에 회복의 전기가 필요한데,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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