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분명한 코드인사"…검사들, 줄사표냐 버티기냐

기사등록 2020/08/28 15:29:09

법무부 공개 비판한 인물 대다수 좌천

검찰 내부 "말조심하라는 메시지" 평가

'에이스' 검사 등 계속해서 사직서 제출

"버티며 명예회복하겠단 검사 있을 것"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보이고 있다. 2020.08.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보이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제일 김가윤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검찰 안팎에서는 메시지가 뚜렷한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공판부 강화, 수사 연속성 등을 고려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지만 주요 사안을 다루는 입장에 따라 검사들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논란이 지속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는 검찰 인사를 전후해 검사 10여명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단행된 인사 때와 비교할 때 그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인데, 추가 '줄사표'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고검검사급 검사 585명, 일반검사 45명 등 검사 630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3일자로 단행했다.

주목됐던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자리는 모두 교체됐다. 반년 넘게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과 손발을 맞춰온 김욱준(48·28기) 4차장이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추 장관의 소통창구 역할을 맡아온 구자현(50·29기) 법무부 대변인이 3차장이 됐다.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의 영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보이고 있다. 2020.08.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보이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을 불사하며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재판에 넘긴 정진웅(52·29기) 형사1부장은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친정부 성향을 SNS를 통해 드러낸 바 있는 진혜원(44·34기)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으로 전보됐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사는 대부분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불리던 인사 대부분이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으며, 이미 좌천성 인사 조치됐던 이들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현직을 유지했다.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 개혁 방안을 내부망 등을 통해 공개 비판했던 이들의 인사도 눈에 띈다. 법무부가 내놓은 직제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했던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형사2부장검사는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으로, '검언유착' 수사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던 김수현(50·30기) 부산지검 형사1부장은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됐다. 또 내부망 댓글을 통해 '이해가 부족한 개편안'이라고 평가한 이영림(49·30기)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은 대전고검으로 이동했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룬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7일 오전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8.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7일 오전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줄 세우기 식 인사"라는 비판들이 나온다. 수도권 한 검사는 "공개 반발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인사로 보여준 거 같다"며 "말 조심하라는 메시지 아니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검찰 내 '에이스'로 불리던 검사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줄사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사를 앞두고는 이선욱(50·27기) 춘천지검 차장, 김남우(51·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 김영기(50·30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등 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과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추미애 장관이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인사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사·공판 기능을 강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2020.08.27.kkssmm99@newsis.com
[과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추미애 장관이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인사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사·공판 기능을 강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인사 후에는 김우석(46·31기) 정읍지정창, 정순신(54·27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이재승(46·30기)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신승희(49·30기) 인천지검 형사2부장, 김세한(47·31기) 안양지청 형사2부장 등이 사의를 표했다.

다만 이번 인사로 옷을 벗는 검사의 수는 과거 인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 검찰 인사 이후엔 이례적으로 대거 사의를 표명했으며, 올해 상반기의 경우 지난 1월23일 인사를 전후로 20여명이 검찰을 떠났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2년 남았기 때문에 윤 총장처럼 버티면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검찰 출신 형사 변호사의 경우 요즘 시장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인 고민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인사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주말 중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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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8/28 15:29: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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