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 로봇 인공관절수술

기사등록 2020/08/28 09:02:52

(사진= 부평힘찬병원 제공)
(사진= 부평힘찬병원 제공)

[인천=뉴시스] 함상환 기자 = 정교하다는 장점 때문에 좁고 깊은 곳에 병변이 있는 산부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질환 등에 주로 쓰이던 로봇수술시스템이 무릎 인공관절수술에도 접목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기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최선이자 최후의 치료법으로 알려진 인공관절수술은 인공관절의 소재와 수술도구, 수술테크닉 등이 꾸준히 발전하고, 그에 따라 인공관절의 수명도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수술로 정확도를 한 단계 높이고, 수술 후 통증을 줄여 환자 만족도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

로봇시스템을 활용한 인공관절수술을 시작한 관절전문 부평힘찬병원의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은 평생 쓴다는 생각으로 한번 할 때 오차 없이 정확하게 수술해 가능한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인공관절수술도 90%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더욱 줄여 수술 성공률과 환자 만족도를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해외 유수 의료기관에서 도입, 시행되고 있으며, 공신력 있는 해외논문들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입증되고 있지만 막상 환자 입장에서는 로봇수술에 대한 막연한 우려와 걱정이 있기 마련이다.


사진= 관절전문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원장, (부평힘찬병원 제공)
사진= 관절전문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원장, (부평힘찬병원 제공)
서동현 병원장의 도움말로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장단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로봇으로 어떻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나.

수술에서 정확도와 성공률은 비례한다. 즉, 정확도가 높을수록 수술 성공률도 높아진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두 차례에 걸친 치밀한 사전 계획이 정확도를 높이는데 한몫 한다.

먼저 1차로 수술 전에 3D 기반의 CT를 이용해서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각도, 절삭범위 등을 계획한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1차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로 CT로 파악하기 어려운 무릎 인대의 균형, 근육의 상태 등 무릎의 주변 조직을 확인하면서 실제 환자의 다리를 구부리고 펴면서 다리 축의 변화를 정확한 수치로 확인해 오차를 최소화한다.

수술 중 출혈이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출혈량은 어떤가.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면서 인공관절이 잘 삽입될 수 있도록 뼈를 절삭하는 단계에 이른다. 의료진이 로봇팔을 잡고 뼈를 깎는데 이때 절삭범위인 햅틱존이 만들어진다.

절삭기구가 초록색선으로 둘러싸여진 햅틱존을 벗어나면 로봇팔이 자동으로 멈춰 연부조직 손상을 막고 필요한 부위만 정확하게 절삭을 진행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 시에는 뼈를 많이 깎거나 절삭과정에서 주위 연부조직이 손상되면 당연히 출혈량도 많기 때문에 뼈를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절삭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로봇수술은 다리 축 정렬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정확하게 맞추기 때문에 기존 인공관절수술 시 다리 축 정렬을 맞추기 위해 뼈에 구멍을 내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과정이 생략돼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과정을 로봇이 진행하나. 그렇다면 의사의 역할은?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이 수술을 진행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분들이 간혹 있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정확히 말하면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의료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것이다.

의료진이 로봇팔을 잡고 제어하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중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사전 수술계획과 환자의 실제 환부상태가 다를 경우라도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으로 수술계획을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으며, 수술 중 발생하는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수술 중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한 만큼 의료진의 숙련도와 풍부한 임상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입장에서는 인공관절수술 후 회복이 힘들지 않을지, 잘 걸을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많다. 로봇수술 후 만족도는 얼마나 향상되나?

수술 중 출혈량 감소는 수술 후 통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환자가 보다 빨리 재활을 할 수 있도록 해 회복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관절기능을 더욱 빨리 정상화시킬 수 있다.

실제 'The Bone & Joint Journal'이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기존 인공관절수술 대비 환자 회복시간을 약 11시간 단축시키며, 무릎 운동 범위도 약 11도 증가했다고 한다.

또 로봇 인공관절수술 환자의 수술 후 8주까지의 통증이 일반 인공관절수술 대비 약 55.4%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단점을 꼽자면?

로봇수술에 필요한 재료대는 인정비급여로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150만~2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며, 수술 전 사전정보와 실제 관절상태를 확인하는 작업 때문에 수술 시간이 10~20분 정도 더 소요된다.

현재 부평힘찬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고자 약 30~50% 인하된 재료대 금액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능한 내 관절을 오래 쓰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자신의 관절상태보다 무리해서 쓰게 되면 탈이 나기 때문에 아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껴 쓴다고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쪼그려앉기나 양반다리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하지 않고 평소 허벅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치료가 필요하면 절대 미뤄서는 안 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비수술이든, 수술이든 치료가 필요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서 본인의 무릎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제때에 받는 것이 내 무릎을 오래 쓸 수 있는 비결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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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 로봇 인공관절수술

기사등록 2020/08/28 09:02: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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