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대부' 허인회, 추락…납품청탁 뒷돈 혐의로 기소

기사등록 2020/08/28 12:00:00

청탁·알선 대가로 약 3억9000만원 수수

업자 부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알선해

검찰 "지자체장 등으로부터 거액 챙겨"

학생운동 단체 위원장 거쳐…친여 인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 기관에 납품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8.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 기관에 납품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도청탐지업체의 국가기관 납품을 돕는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허인회(56) 전 녹색드림협동조합(녹색드림) 이사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서인선)는 국회의원·지자체장 등에 대한 청탁·알선 대가로 약 3억9000만원 상당을 수수하고, 2억원 수수를 약속한 허 전 이사장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허 전 이사장의 공범 혐의를 받는 B(56)씨와 C(62)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이사장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무선도청 탐지장치 납품업자의 부탁을 받고 국회의원들에게 청탁·알선을 해주는 대가로 수회에 걸쳐 1억7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국회의원들에게 이 업자를 소개해주고, 해당 상임위원회 소관 국가·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이 업체의 장비를 설치하도록 서면 질의 등을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챙겼다는 것이 검찰 조사결과다.

허 전 이사장과 B씨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생태계 보전 협력금 반환 사업 대행사의 부탁을 받고, 국회의원·지자체장에게 청탁·알선을 해주는 대가로 수회에 걸쳐 2억5000만원 상당을 수수하고, 2회에 걸쳐 1억원 상당의 수수를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허 전 이사장과 C씨는 지난 2018년 5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로부터 서울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처리장을 가까운 곳으로 변경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같은 해 6월 1억원 수수를 약속한 뒤 8월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허 전 이사장은 다수의 국회의원들, 지자체장들에 대한 폭넓은 인맥을 이용해 청탁과 알선을 했다"며 "실제로 특정 국회의원의 보좌관은 '허 전 이사장의 인맥을 고려해 부탁을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어 "허 전 이사장이 장기간에 걸쳐 지인인 국회의원, 지자체장들에게 다양한 사업 형태에 대해 청탁·알선하고 거액의 대가를 수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서울북부지법 박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허 전 이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7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허 전 이사장은 "지난 3일 밤샘에 가까운 심야조사를 한 뒤 검찰이 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검사와 저만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이 보도됐는데, 대부분이 왜곡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허 전 이사장은 수년간 직원들의 임금 수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서울북부지법 정상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허 전 이사장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피해 근로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허 전 이사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 단체인 삼민투 위원장을 거쳐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열린우리당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지낸 친여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2000년과 2004년에 열린 제16대, 17대 총선에 각각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동대문구을)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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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대부' 허인회, 추락…납품청탁 뒷돈 혐의로 기소

기사등록 2020/08/28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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