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격수업' 학부모는 걱정 태산…"학력격차 커질라"

기사등록 2020/08/26 21:01:00

교육부, 26일부터 9월11일 원격수업 실시해

코로나19 조기 차단 취지…학부모들은 걱정

"현장 수업과 온라인 수업은 완전히 다르다"

"학년 올라가면 아이들이 수업 못 따라갈듯"

"학부모가 직장 다니면 관리 어렵다" 지적도

교사도 마찬가지 "학생들이 전화를 안 받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한 26일 서울 화랑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화상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8.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한 26일 서울 화랑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화상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집에서 중학교 1학년 아이가 수업하는 걸 봤다. 온라인 수업은 켜져있고 아이는 휴대전화를 보더라. 1학기에 이어 2학기 마저 이런 식이면 안 된다."

교육부가 수도권 지역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의 등교를 전면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첫날인 26일, 학부모들 사이에서 2학기도 1학기처럼 원격수업 위주로 진행되면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가 더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등교 중단을 결정했다.

자녀가 서울 양천구에 있는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 다닌다는 박모(50)씨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수업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건(온라인) 수업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 지금보다 과목이 어려워지면 아이들이 따라갈 수 있을지 정말 너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저 같은 경우는 그나마 집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수업을 제대로 들으라고 잔소리도 하면서 시키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다"면서 "그렇지 않은 분들은 더 걱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수업이 비대면이기 때문에 가정 환경에 따라 집중도가 다를 수 있다는 우려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한 26일 서울 화랑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화상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8.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한 26일 서울 화랑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화상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실제로 맘카페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박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쉬는 날이라 집에서 수업하는 걸 보는데 아이가 휴대전화를 하면서 딴짓을 하더라"면서 "이런 식의 원격수업이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가 싶다"고 전했다. 해당 글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학업 격차가 엄청 벌어지고 있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원격수업 자체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경기도 용인에서 자녀를 키운다는 네티즌은 "학교에서 내려오는 공문대로 하나에서 열까지 가르치고 시켜야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까 올해 계획 다 포기하고 아이에게 올인했다"면서 "그런데 10분에 6번 광고하는 유튜브 수업이 아이 수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전치 않은 수업과 검사조차 안 된 프린트물 배포는 정말 아니다"라면서 "2학기 마저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박씨도 2학기 수업이 1학기처럼 흐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박씨는 "중학교는 돌아가면서 각 학년별로 1주일씩 학교에 나갔다"면서 "하지만 그마저도 수업을 하러 간다기 보다 기말고사 대비나 지금까지 했던 것을 검사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고등학교 3학년을 예외로 약 3주간 서울·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학교가 등교를 중단,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보인고등학교 1학년 교실이 비어 있다. 2020.08.26.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고등학교 3학년을 예외로 약 3주간 서울·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학교가 등교를 중단,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보인고등학교 1학년 교실이 비어 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학부모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도 원격수업에 대해 우려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교사 A씨는 "학부모가 집에 있으면 확실히 학생들의 수업참여율이 높다"면서 "학교에서도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과 연락하고 학부모와도 연락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교사 번호를 확인하고 일부러 안 받거나 심지어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학생들의 학업 능률도 낮다고 했다.

A씨는 "학생들이 나왔을 때 온라인으로 수업했던 것을 질문해보면 대답 못하며 처음 듣는 표정으로 있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면서 "수업을 켜 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까지 관찰이 불가능하다보니 벌어지는 일 같다"고 했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쌍방향 원격수업도 거론된다. 하지만 학생들의 컴퓨터나 인터넷 환경 등의 차이로 이마저도 확실한 해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우려가 크지만, 당장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수업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한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0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서울 110명, 경기 92명, 인천 27명에 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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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격수업' 학부모는 걱정 태산…"학력격차 커질라"

기사등록 2020/08/26 21: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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