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응급진료 지연·외래나 타 병원 진료 안내문
[수원=뉴시스]안형철 김동영 기자 =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경기지역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이 하루가 지나자 일부 병원 응급실에서는 진료가 지연되는 등 크고 작은 불편이 이어졌다.
전공의 파업은 지난 21일 인턴과 레지던트 4년차를 시작으로, 22일 3년차 레지던트, 23일 1~2년차 레지던트들이 파업에 순차적으로 참여한다.
응급분야 전공의들은 21일부터 연차에 상관없이 모두 업무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는 지난 21일 저녁부터 22일 오전까지 진료시간이 지연되는 등의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22일 오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 대기공간에는 ‘전공의 파업으로 정상적인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하며 중증환자를 우선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진료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오랜 진료시간을 기다릴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진료 지연 안내문 옆에는 파업을 하지 않는 다른 병원들의 연락처도 같이 게시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손모(69)씨는 “어제 오후 시내 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여기로 왔다”면서 “대기실에 한 시간 가량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 대기시간이 더욱 길어지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지난 21일 밤 8시께 아주대학교병원 응급대기실에는 인공호흡기를 달 수 없어 목을 뚫고 히크만을 부착한 아이를 품에 안은 아버지가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 김모(41)씨는 “이전에는 1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2~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다”면서 “아이가 열이 나고 있는데 중환자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돼 패혈증인지, 단순한 열인지 빨리 확인해야 한다”면서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시각 옆에서는 턱을 다친 환자가 대기실로 입장했는데, 간호사는 환자에게 대기시간은 1시간, 진료를 모두 마치는데 4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환자에게 대기시간을 알리기도 했다.
같은 날 밤 9시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진료가 지연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편을 격기는 마찬가지였다.
보호자 김모(50) 씨는 “어머니가 계단에 넘어져 치료 받기 위해 오후 3시30분부터 병원에 머물고 있다”면서 “의사들이 파업해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 응급실 직원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파업을 진행해서 평소보다는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졌다”면서 “중증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평균 1~2시간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응급실 지연 이유에 대해서는 전공의 파업 이외에도 ▲중증도 환자 우선 치료에 따른 경증환자 진료 지연 ▲응급의학과에서 먼저 환자를 살핀 뒤 해당 과에 호출하는 콜시스템 등의 원인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를 비롯해 각 과마다 부족한 전공의들을 교수들이 대체하는 상황”이라면서 “낮시간에는 로컬병원 등 일반병원이 문을 여는 경우가 많아 대학병원 응급실의 대기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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