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성추행 피해자 "진술 기회 無"…외교부 "사실과 달라"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이달 초 외교부에 다시 중재 요청했으며, 외교부가 중재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피해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개월 전 외교부 측의 일방적 결정으로 합의 절차가 중단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서 지난 4월에 (중재 절차가) 중단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피해자가 사인 간 중재 절차 재개를 요청했고, 외교부는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라며 "재개 여부 검토 중인 사실을 피해자에게 두 번에 걸쳐 전달했다. (중재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서한) 수신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드릴 사항은 아니다"며 "외교부는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도 공정한 해결을 위해 양측간 사법 공조 절차 등 관련 절차에 따라서 해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관 A씨는 2017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남자 직원의 신체 부위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외교부는 당시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접수한 후 A씨에게 경고장을 발부하고, 2018년부터 필리핀으로 발령을 냈다.

이후 외교부는 2018년 하반기 감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다시 확인하고, 이듬해인 2019년 2월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하고, 11월에는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올해 초에는 4개월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과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에 관한 중재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외교부는 성추행 피해자가 "진술할 기회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데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감사 당시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달라고 얘기했지만 피해자는 최초 신고 메일을 확인하라며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서면 진술에서도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공관 상담원에게 메일 보냈으니 참고하라고 해서 해당 메일을 기초로 조사했다. 발언할 기회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가 외교관 A씨에게 반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지만 외교부의 적절한 조치와 보호가 없었다고 진정한 것과 관련해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공식적으로 (결정문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공적으로 통보를 받으면 어떤 조치를 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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