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의혹에 "송환은 오버"
통합당 "한없이 황당"…정의당 "한심하기 그지없다"
[서울=뉴시스]박미영 정진형 윤해리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우리 외교관에 대해 옹호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사관은) 같은 남자끼리, 우리는 배도 한 번씩 툭 치고 엉덩이 쳤다는 건데 친했다고 주장한다. 그때 당시 문제가 그 남성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로터 보고를 받았는데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며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다. 제 아내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를) 여성 직원으로 오해하고 있던데 그게 아니라 40대 초반에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직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인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건 오버라 보여진다"고 선을 그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은 지난 2017년 12월 뉴질랜드 대사관 재직 시절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외교부로부터 1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간 통화에서 외교관 성추행 문제를 거론해 외교 문제가 되기도 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아직 해당 외교관에 대한 공식적인 인도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 발언에 보수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물론 정의당마저 비판에 나섰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송영길 위원장의 무지한 그 말 자체가 '오버'라는 걸 정녕 모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일갈했다.
조 대변인은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행한 폭력적인 행위인 것"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대해 적극 협조해야 함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덧붙였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한없이 황당하고 어떻게든 정부 편을 들어보려는 외통위원장의 궤변에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는 송 위원장이야 그렇다고 쳐도, 행여 송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져, 피해자가 상처를 받고,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부끄럽고 또 조마조마하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송 의원 기사를 링크한 뒤 "의원이 이런 인식을 가졌으니, 그 당에서 성추행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괜히 '더듬어만지당'이겠는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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