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공소장' 한동훈 34번 거론…정작 공범은 15번뿐

기사등록 2020/08/11 15:30:18

검찰, 한동훈 수십회 거론…공모 가능성 피력

범행기간 327회 연락, 부산서 나눈 대화 적시

알려진 정황 나열했지만 직접증거 제시 없어

한동훈과 유착 관계 여부도 결론 내지 못해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1월10일 당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로 보직변경 신고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0.01.10. myjs@neswis.com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1월10일 당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로 보직변경 신고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0.0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기자의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이 수십회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의심 정황 외에 한 검사장의 공모를 직접 뒷받침하는 근거는 적시되지 않았다. 검찰은 한 검사장의 공모를 의심하고는 있으나, 이 전 기자를 기소할 때까지도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는 데는 실패한 모양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 전 기자와 후배인 백모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공소장에 한 검사장의 이름을 34번 언급했다. 다만 그를 공범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수사팀은 공소장 기초사실 부분에서 한 검사장을 처음 언급한 뒤 이 전 기자 등의 범죄사실과 결론 부분에서 나머지 33차례 한 검사장의 이름을 적었다.

공소장은 총 24쪽 분량인데, 피의자인 이 전 기자의 경우에도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34차례 이름이 적시됐다. 공범으로 같이 기소된 백 기자는 이름이 적시된 것은 15차례에 그쳤다. 공범으로 기소한 백 기자보다 한 검사장의 이름을 두배 이상 많이 언급한 것이다.

이는 수사팀이 이 전 기자 등의 강요미수 혐의에 한 검사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음을 에둘러 밝히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지난 1월26일부터 3월22일까지 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327회 연락을 주고받았다거나, 이 전 기자 등이 부산에 있던 한 검사장을 방문해 대화하던 중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취재 상황을 전하자 한 검사장이 '그거는 해볼 만하지'라고 답했다는 내용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공소장에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취재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지난 3월10일 오전 한 검사장과 약 10분41초 동안 보이스톡 통화를 했고, 3분여 뒤 이 전 대표 측에게 '진전된 부분이 있으니 다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도 적혀 있다. 이 전 기자가 백 기자에게 한 검사장이 '나를 팔아'라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나,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 대리인으로 나선 지모씨에게 한 검사장과의 협의를 암시했다는 부분 등도 포함됐다.

다만 이같은 내용은 이미 기존에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부분이다. 그 외에 한 검사장의 공모를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공소장에 담지 못했다. 한 검사장의 이름을 30번 이상 공소장에 적고도, 공범으로 적시하지 못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17.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수사팀은 결론 부분에서 "(이 전 기자 등은) 한 검사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전제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비리정보를 진술하는 것 만이 피해자와 가족이 살길인 것처럼 이 전 대표를 협박해, 이에 겁을 먹은 이 전 대표로 하여금 비리정보를 진술하게 하려 했다"며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고 기재했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연결을 언급했음에도, 정작 실제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 자체를 내리지 못한 셈이다.

한편 이 전 기자 등의 공소장이 이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사팀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부산 대화 내용이 왜곡되게 반영됐다는 주장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취재 계획을 이야기하자 한 검사장이 "그거는 나 같아도 그렇게 해"라고 답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앞서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해당 발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은 맥락이나 내용 부분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수사팀이 직접 (녹음파일을) 들어보고 녹취 전문 직원을 통해 확인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전 기자가 공개한 음성파일에서는 "그거는 나 같아도"라는 정도의 한 검사장의 발언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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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8/11 15:30: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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